08:00 숙소 출발, 배낭 맡기고.
10:00 ~ 13:00 구겐하임. → ★ 나와서 배낭 찾을 시간 13:30.
15:00 - 밥 먹고 빌바오 터미널.
17:00 - 로그로뇨 동부 터미널.
17:30 - 숙소 입갤 ~ 20:30 휴식 후 야경....... 세상에 하루짜리 도시 털어먹을 계획을 다 세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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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숙소 바깥으로 잠시 나갔다 들어오려는데 혀 풀린 메끼꼬 형들이 '여기 묵냐(나 들어갈 때 같이 들어가려고)?' 물어보길래 에스빠뇰 모른다고 슬며시 피했다. 직원도 없는 시간에 누군 줄 알고 들여보내? 출입문 잠그는 이유가 있것지.
구겐하임은 생각보다 많이 작았다. 그럴 것이 외관만 봐도 공간 무쟈게 비효율적으로 썼잖아. 두어 시간 돌아보기 적당한 크기, 전시물은 주제보다는 작가 중심. 간결한 만큼 집중하기 좋다. 그리고 훌륭한 건물. 동선과 시선의 유도가 사람을 지치게 하지 않는다. 날카로운 직선이 실내까지 많이 침투해 있음에도 구조체와 장식을 구분해서 이해하면 복잡한 모양새 때문에 불편하진 않아. 전시물들이야 내겐 일면식도 없는 것들이어서 데면데면한데 반해 그 공간이야말로 훌륭하다.
근데...... 뭐야, 비 왜 와요?
구겐하임만큼이나 빌바오를 가고 싶었던 이유 - 도시 재생이라..... 누구나 솔깃할 주제지. 그래 뭐 얼마나 잘 살아났나 하는 기대도 있었지만 이미 해묵은, 여러 곳에서 실패한, 우리도 해봤지만 잘 안되던 거라 반신 반의 했다. 고작 하루 둘러보고 가는 객이 뭘 얼마나 봤겠냐만 첫인상은 역시나 영 아니올시다였다. 익숙한 갑갑함. 자본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내고, 외부의 세력이 유입되고, 원주민 중 정보와 자금력에서 소외된 사람들은 그 판에서 밀려나 더욱 추락하는, 그 판-패자 부활전에서 조차 밀려난 사람들도 그걸 '재생'이라 부르는 데 동의할까? 내 눈엔 '마른 걸래 한 번 더 쥐어짜기'로 보였다. 구 시가지 산티아고 대성당 주변의 흑인들이랑 멕시코 계 형들이 의욕 없는 모습으로 대낮에 뭉쳐 멍 때리고 있는 모습은 짠하드라. '도시 재생'이라는 이름은 그 판을 먹은 사람들이 붙인 브랜드 같은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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