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 발바닥이야. 역시 근육통보다 발바닥이 문제여.
다음 마을이 벤토사일 텐데 걷다 보니 ' 산 사뚜르니노 교구 성당'이 진행방향과 어긋난 곳에 있더라. 응?? 다른 경로로 왔구나. 어쩐지 아까부터 풍경이 낯설더라니. 그나저나 보급소 하나를 놓쳤네. 저기서 물을 보충해야 하는데, 뭐, 어떻게든 되겠지. 히말라야에서 이딴 식으로 안일하게 걷다간 큰 낭패보기 십상이지만 여긴 순례길이잖아. 조금 돌아가도 괜찮아. 그런데 짧은 구간이라도 예상했던 경로를 벗어났다가 돌아오는 일이 종종 생긴다. 노란 화살표가 오염된 것 같기도 하고....;;
Aleson, 이전 마을부터 경로를 잡으면 나헤라 가는 길에 자연스럽게 들를 수도 있는 마을인데 대부분의 순례객이 잡는 까미노 경로에선 빠져있다. 나헤라가 코앞이니 들르더라도 숙식까지 해결하진 않겠지만 수십만의 순례객이 찾는 옆 마을에 비해 우리 마을의 존재는 사람들이 알지도 못한다는 현실이 주민 입장에선 서운할 수 도 있겠다 싶네.
나헤라 공립 알베는 다 좋은데 너무 도시 구석에 짱 박혔다. 덕택에 숙소 앞 공간도 넓고 여유로운데 장보고 밥 먹기가 번거로워. 이 도시는 들어오면서 밥 먹고 장 보고 다 처리하는 게 좋은데 이거 초행엔 힘들지. 다음엔 기억할 것..... 근데, 여기 또 오긴 할까? 관리자가 10시까지 근무하며 충실히 관리한다. '주방 시용 9시까지'가 칼같이 지켜지는 곳.
오후 5시 즈음까지는 여름 볕이 위험하다 싶을 만큼 뜨겁다가 해 떨어지고 갑자기 시원해지더니 밤엔 살짝 춥기까지 하네. 아니 어찌 이럴 수 있지? 콘크리트가 열기를 머금고 있다가 밤에 내뿜는 거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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