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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nd_Camino_2023

07.31_Los Arcos → Bilbao (28.5km)

by babelfish 2023. 8. 1.

출발은 좋았지...... 만,
??? 이게 아닌데 ??? 노란색 화살표 놓쳤다.

 새벽에 혼자 움직이다 보면 길을 잘못 드는 경우가 왕왕 있다. 어두운 탓에 화살표가 눈에 잘 띄지 않아서 갈림길에서 까닥 부주의하게 방향 잡으면 엄한 방향으로 빠지기도 하거든. 그러다가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는 걸 깨닫기까지 시간이 좀 걸리는데 한 5분만 지나도 꽤 많은 거리를 이동한 터라 후진하기 상당히 귀찮다..-.-;;;;  그래도 아주 틀린 방향도 아니고 살짝 다른 길, 눈앞에 도로 표지판도 있으니 얼마 되지도 않는 거리라 그냥 가기로 했는데,

 

어우야, 설마 이렇게 깜깜한데 라이트 끄고 달리는 차는 없겠지?
까미노 경로로 왔다면 봤을 풍경. 뭐 큰 차이 없어 뵈는데,
날 밝고 돌아보니 위험한 길이었다.
산솔에선 바로 옆에 붙어있는 '또레스 델 리오'가 보인다.
아직 깨지 않은 산솔은 조용히 빠져나왔다. 문 연 가게도 없어.
800M 거리의 옆 마을 또레스 델 리오.
Iglesia del Santo Sepulcro
아침 햇빛이 산솔 대성당 돔에 걸렸다. 지금 성당 안에서 저 돔에 떨어지는 빛을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마을에서 일출 보는 것보다 이게 낫다니까.

 

이건 다시 봐도 기괴해.
뭐야???
비아나 성당 공사해요?
아놔~
성당을 이렇게 들어간다고? 칫.
산 뻬드로 수도원 (Monasterio de San Pedro)
웬 단체가?
펠리사네 가게를 지나면 로그로뇨 초입에 들어선다.
대성당이 딱 보이는 로그로뇨 전경.
'산타마리아 데 라 레돈다', 참 매끈하게 잘 생겼단 말이야.

 

 05:30 출발, 13:20 성모 성당 착. 28.5km를 7시간에 끊었네. 여기까지는 아주 좋았지. 버스 시간까지 여유있었..... 는데 버스 회사 이름 'CuadraBus'를 구글 검색으로 찾아갔다가 어, 여기가 아닌게벼? 시간 다 까먹고 겨우 겨우 버스 잡아탔다. 내가 찾아간 곳은 [ 여기 ]. 아직도 모르겠다. 저곳이 버스가 출발하는 차고 기지인 지, 버스회사 사무실 위치인 지...... 리뷰에 적어놓은 버스 승객들의 후기는 또 뭔지. 동네 사람들에게 물어봤으면 좋았을 것을 괜한 짓으로 소중한 점심시간을 날려버렸네. 순례자가 사람들에게 물어가며 길을 짚어야지 폰에 의지하다가 낭패 봤지 뭐야. 시내버스에서 만난 현지 형 아니었으면 버스 놓쳤을 거야. 

*

[ 로그로뇨에서 빌바오 가는 버스 편 정보 ]
 2023년 07월 현제 버스 타는 곳은 로그로뇨 동부 터미널 - Logrono (Est. Aotubuses).
 버스 예매 사이트 https://cuadrabuslineas.com/
 어제 아이삭 무니시팔에서 봉사하는 누님들이 알려주신 버스인데 우리나라에 비교하면 광주 갈 차편 검색할 때 전북고속 배차가 많은 것처럼 바스크 지역 연고가 있는 버스 회사인지 Alsa보다 배차가 많더라. 회원 가입 없이 폰으로 접속해서 모바일 티켓 발권까지 가능했다. 친절한 누님들께선 불쌍한 동양인 순례자가 혹여 눈탱이 맞지나 않았는지 구입 가격까지 확인해 주셨어.

 

빌바오 버스 터미널. 여기도 좀 헛갈리더라.
San Anton eliza
네오 고딕 양식의 산티아고 데 빌바오 대성당
성당 뒷편 관리가 왜 이래? 여기 빌바오 주교좌 성당이잖아.
저렴한 구시가지에 숙소를 잡은 탓에 음식은 맛있게 먹었다.
멕시코 음식점이었는데 살짝 매콤하고 느끼한 갈비탕 맛이 났다. 괜찮았어.
BMH 호스텔, 부킹닷컴 예약. 18 EUR


16:45 빌바오 착.
18:00 숙소 착 및 샤워, 빨래.
20:00 식사 후 그냥 퍼질러짐. ㅋ

 걷다 말고 여행자 모드로 새 도시 교통편에 적응하느라 지쳤나 보다.   로그로뇨에서 빌바오 숙소까지 오는 동안 체력이 확 빠져서 구겐하임 야경은 접었다. 너무 혹사하진 말자 싶었어. 내가 오늘 로그로뇨에서 출발한 게 아니잖아. Los Arcos에서 출발한 거라고. 28.5km 걷고 버스 이동해서 낯선 도시 숙소에 무사히 들어온 것만으로도 충분히 고생했어. 욕심 내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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