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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로라도에선 슈퍼마켓들 세 개쯤 본 것 같은데 하나같이 순례자가 이용하기 딱 좋은 구성이었다. 큰 도시 대형 마트만큼은 아니어도 규모 대비 훌륭한 물품들, 이 정도면 국밥 끓을 동안 내일 먹을 도시락 싸고 디저트 준비까지 가능하지. 아니 잠깐, 그럼 내가 서울에서 장 봐서 저녁 해 먹고 도시락 싸는 걸 귀찮아하는 이윤 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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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소개 할 2023 여름 시즌 최악의 숙소 - '산 후안데 오르테가 무니시팔'
산 후안 데 오르테가의 무니시팔은 수도원이 아니라 옆에 붙은 Bar에서 운영한다. 코로나 시절의 불경기를 거치면서 그렇게 된 것 같은데 누가 관리 하든 잘만 돌아가면 문제없지. 그런데 불행히도 운영이 개판이다. Bar 카운터에 앉아 손님 받는 직원 태도는 그렇다 치자. 식당 알바한테 뭘 바라겠니. 주방 화구 이용할 수 없는 것도. 뭐 좋아, 메세타 지역 무니시팔 다 그랬으니까. 그래도 전자 렌지 정도는 이용할 수 있어야지. 아니면 최소한 식당 테이블이라도. 아니 멀쩡한 주방 출입도 못하게 막는 건 뭐야. 무조건 니네 Bar에서 저녁 사 먹으라고? 너네들 식당 음식 평이 어떤 지 모르니? 심지어 마을에 식료품 가게도 없어.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게 짜증 나네. 그래서 전투 모드 발동. 화장실 온수를 최대한 뜨겁게 컵라면에 받아서 점심때 못 먹은 도시락과 납.복을 싸들고 야외로 나갔다. 간만의 전투 모드, 분노의 저녁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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