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예~ 메세타 진입. 풍경 좋아. 햇볕 싫어. 일주일 만에 뚫어겠어! 이제 슬슬 하루 30km 정도는 밟아볼까 합니다.
따르따호스 초입의 이 식당엔 많은 순례자가 들른다. 부르고스에서 출발한 지 얼추 세 시간 만에 만나는 음식이거든. 작은 식당은 순례자들로 가득 찼고 주인장은 현지 주민과 순례자 줄을 따로 만들어 번갈아가며 주문받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현지 주민보다 늦게 들어온 순례자의 주문이 먼저 처리되기도 해서 불만 섞인 작은 언쟁이 벌어지기도 하던데 주인장은 주민들의 투덜거림에 굴하지 않고 본인의 방침을 고수하며 운영했다. 시간 아껴 써야 하는 순례자를 위한 배려인지 회전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인지 알 수는 없지만 덕분에 오래 기다리지 않고 아침 해결.
성모 성당에서 한국인 순례자 한 분 만났는데 이 분 무려 캠코더 사용자. 영상장비 사용하는 한국인이라니, 이런 귀인이 있나! 순례길의 영상/사진을 소재로 대화하면서 서로의 핸드폰으로 사진 찍어주며 같이 걸었다. 핸드폰에 남은 사진들 구도/타이밍 좋아. 역시 사진에 진심인 민족. 외쿡 친구들 이렇게 안(못) 찍어주거든. 그분 컨디션에 맞춰서 미팅 포인트까지 8km 정도 내 빠르기보다는 조금 천천히 걸었는데 좋았다. 피곤하지도 않고 한 번도 쉬지 않고 왔어. 0.8배속 정도? 살짝 느리다 싶어도 지나고 보면 시간 차이 크지도 않더라고.
32.5km, 부르고스 성당 앞에서 부터 9시간. 중간에 천천히 걸었어서 그런가? 생각보다는 오래 걸렸는데 이게 또 피곤하진 않네. 거리는 좀 길게 가더라도 빠르기는 조절하자. 아직은 메세타에 적응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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