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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nd_Camino_2023

08.07_Hontanas → Fromista (35.5km)

by babelfish 2023. 8. 7.

 오늘은 어제보다 힘을 조금 더 내야 할 거리다. 

그런 각오로 숙소를 나서긴 하지만 그런다고 없던 부스터가 발동되는 건 아니죠.
그냥 평온한 마을 조용히 빠져나가는 새벽이예요.
뭐, 어쨌건 걸어봅시다, 오늘도.
산 비센떼 성당... 터?
산 안톤 수도원 아치 (여기도 '터'라고 해야하나?)
햇빛이 장미창 안에서 밖으로 나간다야. ㅎㅎ

 이 수도원 터 살아남은 건물 한켠에서 알베르게도 운영하고 구석에서 야영하는 분들도 있던데 여기 안전 점검 같은 거 주기적으로 하는 거야? 박스 구조가 깨진 석조 건물의 잔해잖아. 도로 위의 아치구조는 몰라도 뒤편의 남아있는 벽체는 많이 불안해 보였다. 새벽에 별은 좀 보겠네.

 

도네알베/쉼터로 운영하고 있다.
까스뜨로해리스 가는 길, 인도를 새로 만들었네? 하긴 차도로 걷는 거 좀 불안했지.
산따 마리아 델 만사노 부속 성당
미스 까스뜨로해리스, 언니 4 년 동안 많이 와일드해 지셨네요.
Collegiate of Santa Maria del Manzano
모스뗄라레스 언덕.
한 숨 돌리고
언덕에 올라 조금 걷다가
다시 내려간다. 아니 이럴 거면.... 싶은데 뚜벅이 입장에선 별 도리 없긴 해.
본격적인 평야. 아마 오늘이 가장 메세타 다운 구간이지 싶다.
며칠 만에 트레킹화 신었는데 이거 또 뒷꿈치가 찌릿 찌릿하다.
자외선 차단은 거의 풀페이스.
산 니꼴라스 소성당
여기도 기부제 알베르게.
이떼로 다리
뾰족한 교각이 상류, 그 반대편이 하류
팔렌시아 입성.
자비의 성모 소성당, 와 저기까진 못 들르겠다. 배고파
보까디요스, 이렇게 빵이 깨끗하게 잘린 건 도시락이 아니라 사먹은 것.
성 베드로 사도 성당
어라, 출입문이 왜 남쪽에?

  언덕에서 만난 할아버지께 여쭤봤다.
  Q : 해바라기가 왜 이렇게 줄었나요? (재배 면적이 줄어든 이유를 물어보려 했는데 '면적'이란 단어를 빠뜨림.)
  A : 허허, 해바라기는 작아지지 않았다네. 자네가 프로미스타를 향해 계속 간다면 커다란 해바라기를 볼 수 있을 걸세.
      (해바라기의 개체의 크기에 대해 알려주심) 구글 번역기를 거치다 보니 게임의 NPC랑 대화하는 것 같다야.
 내심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밀 공급 량이 줄어든 여파인가 싶어 비슷한 질문을 여러 번 했는데 결론은 작물마다 지력 소모가 달라서 돌려가며 재배한다 그러시네. 이해는 가는데 그래도 전에 봤던 노란색이 밀밭으로 변해있는 건 서운해.

 

2019년 풍경.
해바라기 어디 갔어요?
2019년 풍경.
아, 여기 있던 노란 거 어디 갔냐고!!
여기서 자판기 콜라 사먹었었는데 오늘은 문이 잠겼어.
보아디야 델 까미노, 성모 승천 성당.
프로미스타 도착.
산 뻬드로 성당.

 

프로미스타의 무니시팔. 14 EUR ,(이렇게 비쌌어? 가계부 열어보고 놀라서 부엔까미노 어플로 확인까지 했네) 현금 결제.

 프로미스타 무니시팔에 왔다. 이번 순례 중 저번과 같은 마을&숙소는 처음이다. 이게 참..... 지난번과 다른 여행으로 꾸리고 싶어 부러 다른 마을과 숙소를 골라 왔었는데 굳이 그럴 필요까진 없겠다 싶더라고. 검증된 건 누리고 안 좋았던 걸 다른 방법으로 시도해 보는 게 맞지.

 

메세타 무니시팔 모두가 화구 사용 금지다. 덕분에 빰쁠에서 산 라면을 아직도 못먹고 있어. 이 무슨.....-.-;;;

 프로미스타에서 무니시팔 찾아갈 때 길 묻는 법 : 여기가 작은 마을도 아닌 데다 직관적인 가로/세로가 아닌 대각선 방향으로 난 도로가 좀 섞여있어 헛갈릴 수 있다. 그래서 길 막판엔 현지 주민들에게 물어보는 게 빠른데 '무니시팔'이라고 하면 순례자 사이에서야 '공립 알베르게'를 말하는 거지만 그게 시민들에겐 잘 통하지 않더라. 스페인어로는 그 단어는 ' (형용사) 지자체에서 운영하는...'라는 뜻이라 의사소통이 안되더라고. 게다가 주민 입장에선 내가 사는 동네의 숙박 업소(그중에서도 공립) 위치 같은 건 꼭 알아야 하는 정보가 아니라서 뜻을 알아들어도 어딘지 몰라서 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거든. 그러면 질문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  '까떼드랄 데 산 마르띤'의 위치를 물어보면 된다. 무니시팔이 그 성당 옆 광장에 붙어있는데다 산 마르띤은 스페인을 대표하는 로마네스크 양식의 건축물이라 주민들이 대부분 위치를 알아. 동양인 순례자가 우리 마을의 상징과도 같은 성당의 위치를 물어보면 친절히 알려주고 싶지 않겠어? 여기뿐 아니라 까미노 내내 현지 주민들이 가장 친절하게 알려주는 게 성당의 위치다.

 

입간판에 마을 이름이 없이 산 마르틴 성당 그림만 있다.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이 마을의 상징이란...... 걸까?
이것봐, 다른 마을들은 입간판에 이름 적는다고. 부르고스도 산타마리아 그림 밑에 이름 쓰잖아.
산 마르틴 대성당. 이건 봐도 봐도 질리질 않아.
요리 보고 조리 봐도 참 잘생겼다.
근데 여기 문 언제 열어요? 들어가보질 못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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