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Camino_Frances_20198

트레커의 순례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히말라야 트렉은 힘들고 위험해도 내 오랜 취미인 등산과 비슷한 길이라 주변 사람들도 '쟤 또 산 타러 가나보다'라 여겨 딱히 별 말이 없던데 까미노 간다니 왜 그 시간과 노력을 들여 거길 걷는가라는 질문이 따라붙더라. 그러게, 왜 걷지? 자신을 발견하러? 인생을 되돌아보는 기회? 그런 거 아냐, 스페인 길바닥에 내 인생이 널브러져 있을 리가 없잖아. 사람들 참, 나고 자란 곳 놔두고 왜 그 멀고 낯선 데까지 가서 인생 찾나 몰라. 난 그저 여행객으로서의 호기심과 트레커의 객기를 동력으로 항공권을 끊었다. 초심자답게 프랑스 길 선택. 따져보면 네팔 산길에 비해 썩 안전하고 수월할 길. 준비야 충실히 할 테지만 내심 만만하게 봤다. 솔직히 그럴만하지 뭐. 돌이켜 생각하면 좀 부끄러운.. 2020. 1. 10.
순례길 트러블 관리. 렌즈 파손 -> 표준은 없지만 그래도 잘 버텼어! 제일 큰 낭패는 까미노 8일 차에 발생한 표준 줌 고장. 소니 미러리스의 번들, 표준 전동 줌 렌즈 16-50은 휴대성과 내구성을 바꾼 놈이다. 캐논 구형 쩜팔만큼은 아니지만 썩 고장 잘 나는 렌즈. 그래도 이 놈, 히말라야 산길을 네 번이나 같이 다녔어도 별 탈 없어서 이번에도 좀 버텨줬으면 했는데 여기서 고장 날 줄이야. 마운트 한 상태로 벤치에서 바닥으로 톡 떨어졌는데 그 후 몇 장은 찍히더만 이내 바디와의 통신을 거부하고 뻗어버렸다. 으힉~!! 그나마 바디 멀쩡한 걸 다행으로 생각해야지. 그리고 부르고스와 레온에서 휴식을 포기하며 돌아다닌 끝에 알아낸 사실은 순례길에서 소니 전동 렌즈가 고장나면 고칠 수 없다는 거다. 단톡 방 도움받아 구글 맵에서.. 2020. 1. 10.
순례길 #5. 산티아고 - 무시아/피스텔라, 피레네 2회차. 0821. 산티아고_무시아 산티아고에선 점심만 먹고 버스로 묷시아까지 갔다. 산티아고에 도착했으니 뭔가 회포를 풀..... 만도 했는데 어째 이게 끝은 아닌 것같아 길 막바지에 만난 친구들과는 점심만 먹고 혼자 나와 버스 티켓을 끊었다. 어차피 산티아고에 팀 다 모이려면 며칠 걸릴 테니 땅끝 마을이나 찍고 오자. 산티아고에 도착해서도 끝나지 않고 남아있던 뭔가가 버스 타고 움직이면서(그래, 나 29일 만에 버스 탄 거야! 첸나이에서 한 달만에 구름 볼 때처럼 기분이 묘하더라.) 조금 털어내고, 여기 작은 마을에서 바닷바람 맞고 있으니 사-악 정리가 되었다. 바다 있는 동네에서 나고 자라서 그런가? 풍경뿐 아니라 갯내음에도 위로받는 정서가 있네. 앞으로도 며칠 더 걸을 테지만 순례길은 여기서 마무리되나 보.. 2020. 1. 10.
순례길 #4. 산마르띤 델 까미노 ~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0812. 산마르띤 델 까미노_발데비에아스 ( 24.0km ) 아스토르가는 길에서 대충 둘러보기만 하고 한 발짝 더 가 발데비에아스에서 멈췄다. 레온 빠져나온 지도 얼마 되지 않아 대도시가 그리 반갑진 않았거든. 순례길 내내 느꼈던 건데 큰 도시의 바쁜 시민들은 순례객을 귀찮아하고, 작은 마을의 주민들은 좀 살갑게 맞아 주시더라. 모두가 그런 건 아니지만 대체로 그런 성향이 좀 있어. 그래서 길의 2/3쯤인 지금까지도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보다는 살았던 사람들이 남긴 흔적 찾아보는 걸 더 재밌어한다. 마트에서 채운 장바구니 들고서 주교 궁도, 대성당도 '이거 또 봐야 하나.....?'며 심드렁하게 아스토르가를 빠져나갔다. 0813. 발데비에아스_폰세바돈 ( 23.5km ) 0814. 폰세바돈_폰페라다 .. 2020. 1. 10.
순례길 #3. 부르고스 ~ 산마르띤 델 까미노 0803. 부르고스_오르니요스 델 까미노 (21.5km ) 0804. 오르니요스 델 까미노_까스뜨로 헤리스 ( 21.0km ) 이틀 째 하루 20km 정도만 걷고 있다. 부르고스까지 열심히 걷다가 이게 뭐 하는 짓인가 하는 현타가 또 왔어. 0805. 까스뜨로 헤리스_프로미스타 ( 25.5km ) 벤토사에서 물집 잡아줬던 EJ군은 부르고스에서 헤어졌고, 부르고스 나오다가 만나서 같이 걸었던 밍구르님은 프로미스타에 남았다. 이렇게 3~4일 간격으로 다른 순례자들과 만났다 헤어졌다 하며 따로 또 같이 걷게 된다. 저마다의 빠르기와 사정이 달라 어차피 까미노 내내 같이 걸을 순 없으니 편한 대로 헤쳐 모여 가며 걷는 거지. 산티아고에서 마지막 식사를 같이했던 서형이를 만난 것도 프로미스타였다. 0806. 프로.. 2020. 1. 9.
순례길 #2. 생쟝 ~ 부르고스 0721,22. 인천_상해_MAD 가만, 내가 중국 몇 번 갔었지? 서킷, 쿰부, 안나 3*2번에다 지금 와있는 것까지 더하면 7번 환승. 환승 1번에 1박 2일 씩이니 모두 더하면 14일. 공항 노숙 2번. 호텔 숙박 5번. 와~ 14일에 7박을 했는데 중국 하나도 몰라. 대중교통 한 번을 안 타봤어. 뭐 이러냐? 중국 국적 항공기 이용하면 딸려오는 환승호텔의 픽업 서비스를 받다 보니 이 지경이다. 에어차이나, 동방항공 / 푸동, 청두, 홍치아오, 쿤밍 공항. 저렴해서 좋긴 한데 얘들 서비스 질이나 공항 직원들 태도가 사람 기분 안 좋게 하는 용한 재주가 있다. 좋은 여행지로 가면서 굳이 허름한 문을 이용하느라 시작하기도 전에 멘탈 한 번 털리는 느낌? 네팔행은 가격 차가 커서 항공사 바꾸는 게 타산이.. 2020. 1. 9.
순례길 #1 - 7,8월의 프랑스 길 개관. 인천 출발해서 순례길 시/종점까지. in -> 마드리드까지 이틀, 마드리드에서 빰쁠로나 거쳐 생장까지 하루. out-> 산티아고에서 빰쁠까지 기차 하루. 마드리드에서 인천까지 이틀. 결국 시/종점까지 왕복에 최 장 6일 걸린다. 직항이나 대기시간 짧은 비행 편이면 2~3일 줄어드는 거고. 일단 예산부터, 비용은 흔히들 말하는 ‘1€/km’를 여전히 적용할 수 있다. 즉, 순수 순례길에만 € 800. 혼자서라면 좀 빠듯할 텐데 2~3명 모여서 한 팀으로 움직인다면 박하지 않은 수준은 된다. 거기에 도시 간 이동, 대도시 관광, 입장료, 기념품 등을 더해 예산 잡는다. 그 정도를 기본으로 하고 얼마나 여유롭게 더할 건 지는 각자의 판단. 1€/km보다 낮게 잡진 않는 게 좋다. 위의 표에서 내가 길에서 쓴 .. 2020. 1. 9.
여름 까미노 준비 [ 기본 개념 탑재는 까친연 까페와 순례자 협회 홈페이지에서 ] 어플. 다른 여행과 마찬가지로 온라인 페이지의 설명과 어플에 익숙해질 즈음이면 대충 견적 나온다. 까미노도 일종의 트레일이니까 네팔 가던 장비에서 넣고 빼서 꾸리면 되겠네. 구스 침낭, 하드쉘, 플리스, 경량 패딩, 기모 셔츠, 기모 바지, 7부 바지, 발열 내의, 비니, 아이젠, 게이터, 스키 장갑, 가을 장갑, 수면양말, 삼각대. 와~ 얼추 5kg 정도 빠지겠는데? 1. 장비 배낭 : 32L + 슬링 백. 신발 : 머렐 - 고어텍스 로우컷 + 크록스. 침낭 : 충전제 없이 '라이너'만. 챙모자 + 캡, 변색 고글, 긴 장갑, 스포츠 타월, 땀수건, 폴(현지에서 구입), 접이식 우산, 락앤락(도시락 통), 젓가락. 2. 의류 이너 레이어 .. 2020. 1.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