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03. 부르고스_오르니요스 델 까미노 (21.5km )
0804. 오르니요스 델 까미노_까스뜨로 헤리스 ( 21.0km )
이틀 째 하루 20km 정도만 걷고 있다. 부르고스까지 열심히 걷다가 이게 뭐 하는 짓인가 하는 현타가 또 왔어.
0805. 까스뜨로 헤리스_프로미스타 ( 25.5km )
벤토사에서 물집 잡아줬던 EJ군은 부르고스에서 헤어졌고, 부르고스 나오다가 만나서 같이 걸었던 밍구르님은 프로미스타에 남았다. 이렇게 3~4일 간격으로 다른 순례자들과 만났다 헤어졌다 하며 따로 또 같이 걷게 된다. 저마다의 빠르기와 사정이 달라 어차피 까미노 내내 같이 걸을 순 없으니 편한 대로 헤쳐 모여 가며 걷는 거지. 산티아고에서 마지막 식사를 같이했던 서형이를 만난 것도 프로미스타였다.
0806. 프로미스타_까리온_깔사다 데 라 꾸에사 ( 37.0km )
오늘의 목적지 '깔사다 데 라 꾸에사'는 주변 지형에 비해 낮은 오목한 곳에 자리한 탓에 몇 km 앞까지 가도 마을이 순례자의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다. '저 멀리 능선이 보이고 길은 곧게 뻗어있는데 그 사이에 아무것도 없.....잖아?' 이때 기분이 쌔한 것이 긴 코스를 무리해서 뚫고 오느라 체력이 거의 방전된 상태여서 지금 판단 착오로 잘못된 길 걷고 있는 거라면 좀 곤란한 상황이거든. 내 판단을 얼마나 믿어야 할지 살짝 헛갈리기도 하고 왜 뻔히 보여야 할 마을이 안 보이는 이유를 찾지 못해 짜증도 난단 말이지. 길 막바지에 가까워지는 마을을 보며 잘 도착했다는 안도로 마무리하는 대신 불안과 짜증까지 숨어있는 만만찮은 구간이다.
지난 3일 동안 하루에 20km 초반대의 거리를 걸었던 이유엔 까리온에서 숙박을 맞춰야겠다는 계산도 있었다. 통칭 '까리온 구간'을 어중간하게 걸치거나 한낮에 걸으면 많이 힘들 거라는 이야기가 온라인에 많아서 좀 쫄았거든. 그래서 프로미스타 다음은 까리온에서 묵을 예정이었어. 그렇지만 아직 힘이 남았는데 점심 먹은 동네에서 짐 푸는 거 한 삼일 하고 나니까 근질거리드라. 그래서 흐린 하늘 믿고 그냥 질렀다. 오늘 도상 거리가 37km, 밴드에 찍힌 거리가 38.6km였다. 거의 경로에서 벗어나지 않고 내뺐단 소리지.
그리고 여기서 로즈를 만났다. 재미교포 3세 답지 않은 유창한 한국어 - 함경도 사투리로 알베르게에서 만난 한국인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하더니 특유의 친화력, 역사에 대한 평소의 지식과 관심, 유창한 영어, 그리고 적당(?)한 스페인어를 활용해 온갖 정보를 물어와 모두의 여행을 풍성하게 만들어주었다. 이 친구 못 만났으면 여행이 많이 푸석푸석했을 거야. 감사한 만남이다. Hola ~
0807. 깔사다 데 라 꾸에사_사아군 ( 23.0km )
0808. 사아군_렐리에고스 ( 31.0km )
0809,10. 렐리에고스_레온 ( 24.0km )
레온에서도 카메라 수리점 찾으러 도시 안에서 20km를 걸어 다녔다. 결론은...... 이미 알고 있잖아. 수리점에선 고치려면 몇 주나 걸릴 거라 그러지. 판매점에선 번들 렌즈라 바디와 같이 팔아야 한다 그러지. 그래 알았다, 포기하께, 할 만큼 했어. 적어도 내가 게을러서 고칠 수 없었던 건 아냐. 그런데 좀 심하다야, 이게 뭐 어려운 수리야? 부속만 있으면 나도 해. 그 부속이란 것도 보드 같은 전자제품이 아니라 플라스틱 링 하나여서 우리나라에선 손재주 좋은 친구들이 야매/저가로 해주기도 하거든. 서울에선 3만 원이면 고친다. 수리 아닌 구매도 중고 6만 원이면 넉넉한 것을. 내 통 크게 100유로까지는 쓸 생각이었는데 잘됐다. 추가 지출 없어!
0811. 레온_산마르띤 델 까미노 ( 26.0k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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