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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nd_Camino_202346

08.31 돌아 갑니다, 서순은 역순. 감기는 아직도 안 떨어져 어질어질하다. 싱가폴에서 바쿠테 먹을 수 있을라나?? 야이, 밀라노. 보안 검사 때문에 내렸다 태워? 덕분에 이탈리아 땅까지 밟았다야. ㅎㅎ 기내 상영 영화 중에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스파이더버스]가 있더라. 밀라노에서 싱가폴로 날아가는 중에 이걸 봤다가 얼탱이가 없어 잠 안 자고 한 번 더 봤다. 1편 '인투 더 스파이더버스'가 만화라는 장르의 특성에 기대어 관객이 허용해 줄 수 있는 표현의 관용도를 (아주 높은 품질로) 확장시키는 데 성공한-그 자체로 영화사에 큰 족적을 남긴 작품이라면, 이 2편은 그 찬란한 전작을 습작 정도로 떨구고 아득히 높은 경지로 올라가 버린, 뭐라 할 말이 없는 작품이다. 아니,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내 칭찬 주머니에선 마땅한 표현을 못 찾겠다.. 2023. 8. 31.
08.30_바르셀로나 가우디 투어. 하~ 벌써 막 날이라니 일출이나 볼까 하고 숙소를 구엘 공원 부근에 잡았는데 지금 몸 상태로는 어림 반푼어치도 없고, 신청한 가우디 투어 시작 점이 까사 바뜨요라 아침부터 시내버스로 움직여야 했다. 계획하면서 막판에 귀찮아서 대충 했나 보다. 뭔 동선을 이렇게 번거롭게 꼬아놨을까....ㅋ. * 가우디 투어 프로그램으로 손쉽게 돌아봤는데 편한 만큼 조금 아쉽고 뭐 그랬다. 성당도 분명 대단히 파격적이지만 세간에서 평가하는 만큼 엄청나다고 느끼진 못했어. 너무 사람이 많아 관광지 같은 느낌이라 그랬는지 아니면 너무 편하게 와서 그런 걸 수도 있겠네. 예까지 걸어왔다면 감동스러웠을지도 모르지. 가우디는 무슨 생각으로 이런 성당을 설계했을까? 한 블록만 벗어나도 보이지 않는 저 으리으리한 성당이 세상에 무슨 의.. 2023. 8. 30.
08.29_이제 바르셀에서 나의 운을 시험할 때다. 08.29 폴투 → 바르셀 간만에 숙소 리뷰 // Lost Inn Porto Hostel - 대만족, 다시 올 때도 여기 예약할 것 같다. - 25년 여름쯤? 동 루이스 다리 북단에서 도보 2분 거리. 이 위치가 정말 큰 장점인데 그게 아니더라도 관리 잘 되고, 카드 키(사물함 포함) 편리하고, 직원들 친절하고, 에어컨 빵빵(조금 과할 정도-이불 달라면 줌)하다. 1층엔 객실 없이 화장실/샤워실, 주방, 휴게실, 로비. 대충 잡아도 사람이 앉아 쉴 수 있는 의자가 40 개 넘는다. 객실 하나라도 더 만들려고 공간 욱여넣지 않았어. 조식(3유로)은 아침에 일찍 움직여야 할 계획 없다면 먹는 게 좋다. 1층 바에서 판매하는 맥주나 와인 가격도 그렇고 먹는 걸로 이익 잡는 집은 아니다. 여행객에겐 거의 만점이.. 2023. 8. 29.
08.28_Porto(2nd) 도시마다 사람들이 사는 모습이 다른 까닭에, 혹은 죽 끓듯 하는 내 속 사정에 따라 도시를 대하는 감정도 달라진다. 씩씩하게 진군했던 프랑스 길에 비해 이곳(역시 포르투갈_순례길임에도) 포르투에선  '어쩌다 예까지 흘러왔을까나~'라는 낭창낭창한 생각으로 흐느적거리고 있거든.  아침은 에그 타르트로 때워봅시다. 렐루 서점, 여기 이렇게 줄 서서 들어갈만한 곳이야? 난 패스. 2023. 8. 28.
08.27_Santiago → O.P.O 산탸고의 마지막 아침 식사. 맛나게 차려 먹고~ 길에서 만났던 한국 순례자들 아침에 광장에 도착한다고 톡이 왔길래 버스시간보다 좀 일찍 나섰다. 드디어 한국형 사진을 찍을 수 있겠구나. 정말 유럽 친구들 사진 넘 못 찍어....-.-;;; 성당 보고 내려와서 강 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번잡스러워 살펴보니 응? 이달소 츄의 뮤비 현장! 오올~ 연예인. 일드폰수 성당에서 루이스 다리 쪽으로 넘어가려 뒷골목을 짚어가는데 아주 익숙한 냄새가 났다. '이 거 어디서 맡은 적 있었는데.....??' 아, 인도다 싶어 주변을 살펴보니 눈에 들어오는 음식점. 사모사랑 치킨 커리를 시켜 먹었는데 그 맛 확실하더라. 예까지 와서 힌디아 음식을 다 먹나 싶기도 했지만 뭐 안될 것도 없지. 맛있으니 노 쁘라블럼. 2023. 8. 27.
08.26_Santiago de Compostela. 여행 다 끝자락이라 모든 의무감에서 해방된 기분으로 뒹굴거리고 있지만 그래도 성당은 들러야지. 워낙 많은 성당을 거쳐와서 그런지 건축물로서의 감흥은 글쎄다 싶고 야고보 성인 원포인트인 성당이다. 유일신이나 성모가 아닌 12제자 중 한 명을 이렇게나 신격화한 성당이 또 있으려나? 제단 위치에 십자가도 순교자도 아닌 전장을 누비던 은빛의 기사라니, 기괴하잖아. 스페인 역사의 중추인 레콩키스타 - 그 핵심이 이교도와의 전쟁이었다지만 성인이 바란 것은 복음이었을 텐데 사람들은 전쟁의 아이콘으로 이용하는구나. 보고 싶은 쪽으로 해석하고 유통시키는 요즘 인터넷 컨텐츠 소비와 그리 다르지도 않네. 산티아고께서는 평안하신가 몰라....;;; 미사는 좋았다. 경건한 의식에 여러 나라 언어로 담담하게 읊어주시는 저 말씀이.. 2023. 8. 26.
08.25_Muxia → Santiago de Comm. 복귀 버스도 몬부스 홈페이지에서, 회원 가입 필요 없이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모바일 입장권 겟. * * 순례객이 풍경에 녹아드는 공간. 역시 광장엔 사람이 그득해야 제 맛이지. 광장에 도착한 건 어제 아침이었지만 묷시아 찍고 돌아온 지금에서야 비로소 순례길이 끝난 기분. 사람들 때문인가? 도착해서 환호하고 서로 위로하는 모습들. 익히 알고 있는 그 광경이지만 질리질 않아. 순례의 의미를 배제하고 봐도 좋은 경치, 거기에 더해 사람들이 뿜어내는 에너지가 풍경에 녹아들거든. 백 명이면 백 개의, 천 명이면 천 개의 까미노가 있을 터, 기둥에 등 붙이고 앉아 '저들은 어떤 여행을 하고 있을까.....' 생각하면서 순례자를 구경하는 게 빠뜨릴 수 없는 이 길의 마무리 코스다. 지난 까미노 땐 걸어온 구간 구간을 .. 2023. 8. 25.
08.24_Monte do Gozo → Muxia (5.0km) 컨트럴 이래 봤자 새로운 것은 더 이상 없고 체력도 바닥이다. 지친 근육을 테이핑으로 달래고 소염 진통제와 근육 이완제 털어 넣고 스포츠 음료의 힘까지 빌려 남은 퀘스트를 수행하러 나서는, 까미노 마지막 날 아침은 아이템 전이다. 고지가 눈앞이여, 아낌없이 쏟아 부엇!!   몬테 데 고조 알베르게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큰 규모의 집단 시설인데 동쪽의 한 동만 알베르게로 쓰이고 나머지 숙소는 기업 수련원처럼 활용하고 있었다. 이 시설을 가로질러, 덕분에 새벽에도 조명 깔린 안전하고 깨끗한 길.   [순례 증명서]라는 게 있다. 100km 이상만 걸어오면 발급해 주는 상업적인 기념품 같은 건데 기본 양식이 인쇄된 용지에 개인을 특정할 수 있게끔 이름과 출발했던 마을 같은 간략한 정보를 수기로 기록한다. '모.. 2023. 8. 24.
08.23_Arzua → Monte do Gozo (35.0km) 아르수아 출발 06:20 몬데 데 고조에 멈췄다. 5km, 코 앞까지 온 김에 마지막 구간 질러버릴까 생각도 했지만 어차피 숙소 예약도 내일 걸어놨고 실질적으로 콤포스텔라의 공립 알베인 여기 한 번 묵어보고 싶었거든. 2023. 8. 23.
08.22_Palas de Rei → Arzua (29.5km) 거리 생각하면 좀 서두를 만도 한데 숙소 예약해 둔 터라 천천히 움직여도 되는 날.  멜리데 산페드로 대성당도 까미노 경로에서 살짝 벗어나있다. 그리 멀지도 않아, 한 100m 정도? 그 정도 작은 번거로움일 뿐인데 많은 순례자들이 노란 화살표 따라서 도시를 빠져나가는 탓에 성당을 찾지 않는다. 뽈뽀 식당에 앉아 1시간을 쓰고서 이거 들르기 싫어 그냥 간다고? 12세기에 지어진 건축물인데 놓치긴 아깝잖아. 오죽하면 길 묻는 순례자에게 동네 주민이 '저~기 성당 들렀다 가슈'라며 알려주더라니까.   베르시아노스 기부제 알베에서 만났던 친구를 여기서 봤는데 이름을 까먹어서(한국인은 이게 불리하다니까, 췌) 대충 눈인사만 하고 말았다. 자전거 타고 가는 걸 봤었는데 시간 어떻게 썼길래 여기서 만난 걸까??? .. 2023. 8. 22.
08.21_Ferreiros → Palas de Rei (34.5km) 어제 숙소 찾기에 질려서 오늘은 공립 알베까지 길게 걷는 날. 올 여름엔 한국 경찰 두 분이 갈리시아 지역에 파견 갔었다는 보도를 읽은 적이 있다. 얼마나 중요한 사건이길래 한국 경찰이 예까지 파견 왔나 싶었는데 정기적인 교류 프로그램 이더만. 저 승합차에서 쎄요 찍어주는 여경이 '우리 파트너도 한국 사람이야' 라며 인사를 건네더라. 2023. 8. 21.
08.20_Triacasteia → Ferreiros (32.0km) 사리아에선 까미노 경로 따라가지 않고 작은 성당 몇 개 들르며 빙 돌아 들어갔다. 굳이 그럴 필요는 없었는데 또 느닷없이 '좀 다른 길을 걷고 싶었어' 증상이 올라왔지 뭐야. 사리아는 순례 증명서 충족 요건인 얼추 100km 구간의 시점이기도 해서 짧게 걷는 순례자는 도착한 날 정비/1박 하고 다음 날 아침에 출발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래서 점심시간 즈음인 지금 도시를 빠져나가는 길목은 한산해. 사람이 아주 없는 건 아니어서 사리아에서 출발했을 것이 분명한 가족단위 순례객들도 있긴 하더라만. 왜 큰 도시인 여기서 쉬었다 출발하지 않고 오후에 바로 길 나섰을까? 아참, 나도 생쟝에서 그랬지. 4일 코스로는 좀 길고 5일 코스로 잡기엔 넉넉한 길이니 반나절 논스톱으로 땡겨 하루 줄이려는 계획들이신가....... 2023. 8.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