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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Khumbu & Langtang_2017

카트만두, 휴식

by babelfish 2017. 4. 23.

▒ ▒ ▒ 04.02 ▒ ▒ ▒ 


 카트만두 여행, 이틀하고도 반나절의 시간. 남은 미션은 스와얌부나트와 파슈파티나트. 그리고 기념품 몇 가지. 애완이가 주문한 립밤은 이미 클리어했으니 오늘 관광지 돌아보고 내일은 널널하게 쇼핑하면 퍼펙트하겠군. 아침이나 사먹으러 가자.






아침은 길에서 사온 빵.


액면 가격 110루피 짜리 빵을 우유와 함께 구입하면 83루피가 되는 마법. yeh~

이 봉다리 우유가 저온살균을 하지않은 거라 잘못 마시면 탈 나기도 한다던데 난 암 이상도 없더라.




스와얌부나트야 숙소 옥상에서도 보이는 거리니 찬찬히 걸어가면 되겠지.




더러운 거리와 공기 탓에 산책이라할만한 길은 아니지만 뭐 어때.














ㅇㅇ, 여긴 몽키템플.






사진은 뭔 Stairway to Heaven처럼 찍혔는데 그리 길지 않다. 천천히 올라도 금방이다.









도시가 내려다보이는 높이이긴 하지만 그것도 날씨가 맑을 때나 의미가 있는 이야기지.

지금 이곳은 카트만두의 스모그가 잘 보이는 스와얌부나트.










스투파는 어느정도 땜빵공사로 보수했지만 주변의 작은 사원은 여전히 복구 중.












카트만두 높은 곳에 있다는 것만 빼면 보우다나트의 하위 호환. 구태여 찾을 필요까진 없었다 싶네.




 한국 형님들 두 분을 만나 이야기좀 나누다가 같이 움직였는데 대절한 차를 타고 박물관으로 가신다길레 냉큼 따라붙었다.




네팔 네셔널 뮤지엄






10:00 개장인 줄 알고 시각 맞춰서 왔는데 30 분 뒤에 오라길레 정원에 앉아 기다렸다. 여기 직원들 근무 널널하네.








자연사 박물관같은 코너도 있고,


유적 전시 코너도 있다.






근데, 온/습도 조절은 고사하고 조명도 창고 조명이네얌.






인도에서 보던 세밀화와는 조금 다르다.


아쇼카 석주? 이번엔 룸비니 안가는데 이렇게 보게되네.



 형님들과 헤어져서는 파슈파티나트.


 2년 전 비가 오락가락해서 포기하고 발걸음을 돌렸었는데 오늘은 시간도 많고 날도 맑으니 천천히 둘러봅시다요.

 

공항 쪽 입구, 그러니까 저번에 왔던 반대 쪽에서 시작.




















더르바르에서 보이던 조형물과 비슷한 것들이 보인다. 힌두 사원의 가람배치 같은 걸 알면 좋을텐데.


잘은 모르겠지만 뭔가 역학적으로(?) 파손된 사원.




꽤 넓고 다양한 모습이다. 과연 네팔 힌두교의 총 본산.



 파슈파티나트는 바그마티 강 줄기 위에 자리잡고 있다. 이 강은 겐지스의 지류 중 하나. 신성시 여김을 받는다는 의미지. 그 위에 대규모 힌두교의 사원이 자리하고 있으니 자연스레 인도의 바라나시 가트처럼 화장터가 있다. 바라나시와 비교해 자리 팔아먹는 호객꾼같은 잡상인이 없는데다 강(이라기 민망할 정도로)폭이 좁아 구도 자체가 관람하기 좋다. 화장터에서의 관람? 타인의 죽음, 시신을 구경거리로 흘끔거리는 게 아니라 장례 절차를 지켜보는 거다. 곱게 단장을 한 고인에게 가족들이 차례대로 마지막 인사를 하고 불을 지피고 누군가는 오열을하고 또 위로하며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과정은 엄숙했다. 뜨거운 햇볕아래 관광객에게 빠니를 판매하는 상인(내가 보기엔 많이 거슬렸는데 누구도 뭐라하진 않더라. 그것 또한 문화인 거지.)을 제외하곤 누구도 큰소리내는 법 없이 꽤 오랫동안 묵묵히 바라보는 시간.










 바라나시 화장터에서 접했던 첫인상 만큼은 아니지만 이곳에서의 느낌도 참 먹먹하다. 유족들과 같은 공간 속에서 화장 절차를 지켜보는 것은 관람 보다는 체험, 혹은 조문객으로서 참여하는 것에 가까웠다. 생면부지인 타인의 죽음 앞에서 유가족과 같은 슬픔을 느낄 순 없는 - 그저 잠시 머물다 가는 관광객일 뿐임에도 생의 마지막 지점에서 육체를 사르는 광경을 보고있자면 언젠가 맞을 내 삶의 끝은 어떤 모습일까를 그려볼 수도 있는 거지. 며칠 전 지나왔던 무너진 옛 랑탕 빌리지의 풍경도 스쳐지나가고, 삶과 죽음의 경계가 만든 작은 틈을 마주하고 있다는 생각도 하고. 나와 인연이 있었던 장례식에서부터 영화나 문학작품에서 묘사된 사후 세계의 설정까지, 지켜보는 두어 시간 동안 내가 투영해볼만한 뭔가를 찾으면서 복잡한 심경으로 혹은 아무 생각없이 앉아있었다. 아름다운 풍경 앞에서 멍때리는 것도 좋지만 이런 광경을 눈앞에 두고 생각을 헝클어보는 것도 좋더라. 내가 조문객으로서 자리를 지키는 건 지 카메라를 들고 그림이 더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건 지 헛갈리기 시작할 때 쯤 일어섰다. 무언가에 옥죄는 듯하면서도 편안한 시간이었다. 











대문 장식 쉬바/ ? /가네쉬 저 가운데 태양왕같은 건 뭐지?


전범기 아녜요. 티벳 불교 깃발임다.










배그바자 육교 부근이 거의다 포장 되었다. 아구 기특해라.




저 왕 만두집은 아직도 장사 잘 되나보네.




네팔 사람들이라고 다 전통 의상 입는 거 아님. 








아침 개장 시각이 11:00이라 이번엔 한 번도 못먹었던 치킨 팔라펠.





 랑탕에서 만났던 커플을 예서 다시 만났다. 헐퀴, 로우레비나 패스를 이틀만에 넘었단 말이야? 아니란다. 하산 중 컨디선 난조로 경로 수정해서 내려온 거라고하네. 체르고리에서 날아다니던 양반들이 어쩌다가? 좀 의아했지만 장기 여행자의 내공으로 바른 선택을 한 거겠지. 고산에서의 체력 저하라는 게 한 순간에 훅 들어오기도 하니까. ㅇㅇ, 나도 당해봐서 앎. 안부 묻고 식당 추천받고 남은 여행 잘하시길 빌며 안녕. 아, 헬기 형님들 어찌 됐는지 안 물어봤네.


▒ ▒ ▒ 04.03 ▒ ▒ ▒ 


오늘은 기념품만 사면 미션 컴플릿.








카트만두 더르바르 부근,


어우야~


저 건물, 들어가보진 않았지만 와~ 저 단단해 보이던 건물도 저렇게 무너져있구나. 



근데, 이게 뭬야? 네놈, 벽돌 쌓아서 맨든 건물이었던것이냐!! 

아치가 모멘트를 분산시키는 건 택도 없을 테고 저 기둥에 하중이 걸리지도 않았겠구나.


2013년에 봤던 같은 놈이다. 난 진짜 저거 콘크리트 건물인 줄 알았어요.


 페루 여행기를 보면 그런 이야기가 나온다. 쿠스코 아르마스 광장에서 수세기 전에 지어졌던 잉카의 유적들은 지진에 끄덕없이 버티고 있지만 침략자였던 스페인 놈들이 세운 건물은 무너지거나 한다고. 여기도 비슷한 풍경이 연출된다. 옛 네팔 왕조가 만들었던 사원이 역학적으로 뛰어나서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최근에 만든 건물이 허접해서 그리 되었다는 게 좀 다르긴 하다만.


온 몸에 링겔 꼽고 근근히 버티고 있다.

저거 완전히 해체하고나서 다시 올려야할텐데 여기선 다분 무리데스.


그나마 비계는 금속이긴 한데, 그대로 괜찮겠니?



저기 학생들 몰려있는 가게,


여기도 라씨 맛나다.












돈이 좀 넉넉하게 남을 것같다. $200 랑 NPR.1,100 정도. 다음에 올 땐 공항에서 환전 안해도 되겠네.


숙소 옥상에서 쥬스 마시면서 해찬들옹 한 달 전에 출연했던 파파이스 복습. 들어가면 이제 벚꽃 대선이구나.




어제 만났던 커플 소개에 솔깃해 찾아간 양글링. 


한식당도 아닌데 테이블에 간장과 고춧가루가 세팅되어있다. 네팔에선 드문 그림. 


툭바


베지모모, 소개해주신 님하들 감사. 남은 여행도 무탈하게 즐기시길.


















시장에서 구입한 1kg들이 짜이용 홍차, 그것보다 조금 상급인 홍차*2, 100포짜리 티백. 도합 NPR.1,000 역시 로컬.



 쏟아지는 비를 피해 들어갔던 삼거리 수퍼에서 만난, 이제 막 네팔로 들어와 인도를 거쳐갈 예정이라는 여행자 동생들과 칼질하면서 경험 전수를 가장한 무용담 자랑질. 여행 마지막날 이렇게 시작하는 젊은 친구들 만나면 뭐라도 알려주고 싶고 잔소리하고 싶어진다. 부러운 꼰대의 시샘질이지 뭐. 늙으면 입 닫고 지갑 열라그랬나? 뇐네 수다 들어준 게 고마워 디저트 커피 쏠테니 그걸로 퉁칩시다. 뭔가,..... 산에서 뵈었던 형님들 역할을 하고있는 것같기도 하고 미묘하게 다른 것같기도 하고.




상쾌함을 표현하고 있는 건 지 호러영화의 한 장면인 지 헛갈리는 포장의 비누. 

숙소에서 이런 것도 제공한다. 그러니 가격이 올랐지.


이번 트레킹을 함께한 동지들.




 여행의 마지막 밤은 언제나 아쉽다. 내가 가진 재주 안에서 충분히 좋은 곳에서 잘 쉬고 즐기다 가는 길이지만 마지막 밤이라는 지점에서 아쉬움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네? 숙소 복도에서 잠깐 별 보고 있는데 프랑스에서 왔다는 옆 방 총각이 말을 걸어온다. 어제 오늘 뭐 했네, 트레킹 어디로 갔었네 그러다가 그친구 하는 말이,

 "야, 영어로 여행하는 거 힘들지 않냐?"

 아, 그렇지 금발에 파란 눈이라고 해도 얘들도 영어가 모국어는 아닌 게지.

 "ㅇㅇ 근데, 우린 더 힘들어. 니네끼린 알파벳이라도 공유하잖아."

 " ??? "

 "우리 언어와는 문법이랑 텍스트가 완전히 달라. 늬들은 아시아 사람들보단 수월하지."

 "..... "

 " 내가 빠리 갔을 때 '뮤제 오르쉐'가 어딧냐고 너뎃 명 한테 물어봤거든? 근데 아무도 모르더라 "

 " de 하나 안 붙였다고 못알아듣는 게 말이 됨?"

 "ㅋㅋ, 쏘리."

 빠리지엥들은 관사 하나 빼먹었다고 못알아 듣더만 네팔어로 여행하라는 것도 아닌데 뭔 엄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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