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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Tokyo_2009

도쿄, 첫 날. 신오쿠보/신주쿠/도쿄도청

by babelfish 2009. 5. 15.

2009.05.04~08 5일 일정으로 도쿄를 다녀왔다.

일본?            일본이라.........;;
여행도 좋아하고 매체에서 접하는 일본의 문화도 좋아하는 편이지만................. 일본은 모른다.
TV에서 보이는 화면 속 세상이 '일본'일 리는 없고 (우리나라 드라마가 현실이 아닌 것처럼)
일본이라는 나라의 역사와 문화, 언어 심지어..... 지리도 모른다.
그런데, 일본을 갈 기회는 덜컥 생겨버렸다.

걍 질렀다. 인생 뭐 있어? 갈 수 있을 때 가는 거지.

그런데 얻어걸린 항공편이 08:30 인천 발 JL950.....@.@;;;
- 06:30까지 영종도 공항에 도착해야 되는......ㄷㄷ  어쩔 수 없이 종로 부근의 일행들과 합숙.
5박 5일의 일정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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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새벽 종로 공항버스 정류장.



새벽의 종로.

저 넓다란 길을 볼 때마다 만감이 교차한다.


2002 월드컵


미선이 효순이 추모집회



그리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촛불들과 시스템의 대치 현장.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는 길이지만 싸아한 새벽공기의 종로 바닥은 마음 한 구석을 무겁게 한다.
에라이, 싸구려 감상쟁이야



공항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내내 TV에서는 '신종플루'에 대한 뉴스가 보도되고 있다.
일본은 큰 걱정 없는 나라,
오히려 일본이 한국을 여행 위험 국가로 분류
기 내 호흡기 오염을 통한 감염의 가능성......... 뭐, 그렇단다.

공항에서만이라도 마스크를 할까? 싶었는데 앞에 앉은 민우 녀석이 손사래를 친다. " 호들갑 떨다가 걸려요"........ ;;;;
하기사 돼지를 살처분하려는 멕시코 군과 농장 사람들의 실랑이를 보고 있자니 돼지랑 같이 생활하는
저 축산업자들은 마스크도 안 쓰고 감기도 안 걸린 것 같다.....;;;   과연 저 바이러스의 정체는 뭘까?

나리타까지 수고해 줄 JL950 군.

뭔지 모를 사이버틱하고 세련된 천정과는 생뚱맞게

재떨이 내장형 화장실 문짝............ 이 건 도대체 언제 쩍 유물이냐~~~

빠지면 섭섭한 기내식_차라리 샌드위치라도 줘라. 이런 밥보다 안주에 가까운 허접 밴또는 뭐냐? 
그래서 선택한 음료는 기린 비르 (역시 술은 해장술이 쵝오~~ 응?)

비행 중 날이 맑았다 흐렸다를 반복했는데,
정작 일본 위에서는 구름 꽉~~, 후지산은 보지 못했다.


나리타 착, 공항 내 전철을 타고 출국장으로 이동,

신종플루 때문인지 신체 상태와 일본 내 거주/연락처를 자세하게 기록하는 과정이 하나 추가되었다.
뭐, 그래봤자 암만 봐도 형식적인 절차. 내 가세균맨이라도 잘 빠져나올 만큼 허술한, 아차 검역시스템이란 게 세균을 걸러내는 게 아니라 감염된 사람을 찾아내는 거지.....-.-;

입국심사를 마치고 뱅글뱅들 돌고 있는 짐을 찾아들고 지하철 쪽으로 이동.

쓸만한 정보지를 몇 개 챙기고,

KESEI선에서 대략 방향을 잡는다.

예전엔 저런 시각표 일일이 필기해서 여행 다녔었는데 세상 참 편해졌다.
시각표 책에도 나오지 않는 읍단위 터미널의 첫차/막차시간 배차 간격정보는 나름 뿌듯한 보물이었는데
이젠 인터넷으로 바다 건너 나라의 지하철 정보를 알 수 있다.
그래도, 버릇대로 한 컷.


귀국하는 일본 인들과 한국에서 들어오는 여행객들이 뒤섞인 나리타 <->닛뽀리 선
(이 허름한 지붕에 선풍기 달려있는 비둘기호 같은 것이 1,000엔.
그나마 나리타에서 도쿄로 들어오는 가장 저렴한 것이 이런 가격이라니....... 얏빠리, 여기는 일본이다. @.@;;;)

닛뽀리에서 숙소가 있는 신오쿠보까지 JR선으로 환승..... 새벽에 나섰는데 벌써 한 시다.

신오쿠보 역에서 하차,
숙소를 찾는데........ 무쟈게 많은 한글 간판들 '한국 전통호떡, 민박, 삼겹살........-.-;;;
일본 내 유학생들이 많은 동네라더니. 어우, 이 서운한 익숙함.



일단 짐을 풀고 대략 정리하고 일행들과 떨어져 혼자 걸었다.
1차 합류 지점은 신주쿠 요도바시 카메라 입구에서 17:00,
1차 실패 시 2차 도쿄 도청 앞 19:00.
둘 다 실패하면 아주 오밤중에 집으로 돌아오면 된다............ -.-;;

못 미더운 개인행동을 걱정하는 일행들을 뒤로하고 신주쿠를 향해 지하철 1구간을 걸었다.
일단 방향 감각을 좀 키워놔야 할 것 같기도 하고 그다지 멀지도 않은 거리라 걷기로 했다.
(사실 서울에서 좀 걸어다는 정도면 어느 대도시에서도 걷는 것에는 겁 낼 필요가 없다.
 빠리에서 5일 내내 지하철로 이동한 것을 막날 되어서야 얼마나 후회를 했던가~~!!!    )


여행 내내 이런 안내 간판이 보이는 족족 기록해두었다.
사진 속의 메타 정보와 지도상의 '현 위치' 조합하면 개략의 시간-동선은 나오니까....;

어디 보자, 아직 4시도 안 되었는데 두 블록만 내려가면 요도바시카메라다.
이거 이거 시간이 남아돌게 생겼다.
신주쿠 역사 쪽으로 돌아가 볼까?

신주쿠 역의 서쪽 한편,
엄하게 들어갔다가 방향 잘못 잡아 같은 길에서 뱅뱅 돌다가  겨우 빠져나왔다. 부평역보다 무서운 던전이다........-.-;;;

부근에서의 거리 공연

MAI☆CORO

 라는 가수.
반주는 아이팟 류의 기기와 소형 엠프로 맞추고 직접 소개, 진행하면서 스스로를 홍보하고 있다.

팜플랫 상에서는 '井上真希' 이 이름인가......? (50음도도 버거운데 한자를 어케 읽........-.-;;;)

http://www.rey-s-in.co.jp/maki_inoue/

   '마키 이노우에' 정도 되시려나 부다.

어쩐지, 소박함 물씬 나는 홍보 '치라시'

곡 하나를 녹화했는데 올려도 될지는 물어보고 (하~~ 근데 뭐라고 물어보지.... ok?   ok.........-.-;;;)

MAI군의 마이크를 받아 노래하는 MAKI군.
사람들의 반응은 우리나라와 별 다르지 않다. 빙 둘러서서 잠깐 보다 듣다 가다....
오히려 나 같은 관광객이 좀 더 오래 머무른다.
카메라 바로 앞의 MAI 군, 지금 노래하는 MAKI 홍보 전단을 나눠주고 있다.
서로 역할을 나눠서 교대하면서 그렇게.


엇, 노래 듣다 보니 [16:55]
길 건너 요도바시로 ~!!  (노래 부르는 가수를 눈앞에서 쌩까고 뛰어나가는 건 좀 미안한 일.........;;)


웃, 이거시 요도바시 ~!

근데, 만나기로 한 일행들이 없다......-.-;; 이 아저씨들이 어디서 뭘 하길래 안 오나?
건물 반대편에서 기다리나 싶어 빙빙 돌아봐도 비슷한 사람들이 없어.
난 혼자서 걸어서 예까지 왔는데 세 명이서 지하철을 타고 여길 시간 맞춰 못 왔단 말야?
가능성은 희박한데 사실이 그러네. 뭐야, 이 아저씨들   @.@;;;


그럼 다음 약속지에서 (19:00 도쿄 도청 앞) 만나는 수밖에,

일단 다시 걷자.
라고 하지만 걸어서 30분 거리를 두 시간 만에 가야 하는 약속을 지키려니 시간도 거리도 엄하다.
사실 요도바시를 둘러보는 것에 시간을 배정해 두었는데
입구의 분위기가 대략 터미널 상가.....ㄷㄷ 딱히 필요한 것도 없고 구매할 생각도 없어서 제끼고 나니
시간 넉넉하게 남아주셔서 주체를 못 하게 되어버렸다.


그러니 걷자,
손에 들린 얇은 책자에는 신주쿠 역과 도쿄도청 사이는 빌딩 숲이라고 적혀있다.

이거란 말인가?  방향은 제대로 잡고 있나 보군.

우회전을 하려는 차량들이 도로를 넓게 돌아 횡단보도에 걸려있다.
좌/우가 반대인 우리나라 도로에선 볼 수 없는 풍경.
처음 보면서 뭔가 잘못된 것 같은데 그게 뭔지 언뜻 떠오르지 않았다.
거울 보면서 왼쪽/오른쪽이 바뀐 느낌???

도쿄 도청.


뒤편의 공원, 이 높은 빌딩 숲에 길 하나를 거너 꽤나 깊은 숲 같은 공원이 있다.
늦 봄 나무들에서 풍기는 숲 내음이 아주 진하다.`




공원 부근엔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신사도 있고

공원을 둘러보고 도쿄도청 앞으로 가니 18:30인데 일행들이 죄다 모여있다.
다들 계획 들어지고 어지간히 지쳤나 보다......-.-;;;

도청 전망대에서 본 야경,
높은 건물에 가려 방향을 짐작하는 게 어설프긴 해도 대충 동서남북, 내가 움직인 골목은 알아보겠다.
에펠탑에서 몽마르트르를 보던 느낌이랑 비슷한 것이 여기 낮에 와야 더 재미있을 것 같은 걸?

사진은 별 거 없다. 내가 여기서 유리창 앞에 두고 작품 찍을 것도 아니고 걍 인증샷 안/밖으로 한 장씩 뚝딱.


내려오니 하늘이 아주 맑은 것이 파랗다.
바깥에서 야경을 잡았으면 좋았을 것을...... 흠~

낮에 왔던 길을 거슬러 숙소로 돌아가는 길.  일본 드라마 타이틀로 종종 보이는 뷰다.
같은 길이지만 밤의 색은 또 다르네.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구석구석 다른 묘하게 낯선 도시의 밤길..... 이제사 슬슬 여행이라는 느낌이 올라온다.

돌아가는 길엔 100엔 샾에 들러 간단한 생필품도 구매하고

벌써 익숙해진 신오쿠보역 굴따리를 지나 집으로......


하루의 마무리는 된장질로....ㅋ

단무지 한 조각 없는 볶음밥,  중식당도 이 모냥이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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