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구구 수정 계획, [ 고아-함피-벵갈- 첸나이 ] 라인. 남부 마지막 도시 첸나이.
Chennai
역사에서 졸면서 버스 다닐 시간까지 기다렸다가 나왔는데,......? 근데 버스가 정거장에 안 선다.......-.-;;;
번호는 맞는데? 이 정류소가 아닌가? 긴가 민가하는 중에 다시 오는 버스. 잡아 타려고 뛰어가는 순간! 오토 릭샤 한 대가 앞으로 달려와 급 정거로 가로막으며 "헤이 부라덜~"하며 씩 웃는다. 후아, 이거 위험하다. 근데 이게 실수로 일어난 사고가 아닌 거라. 버스 잡으려는 관광객들 앞을 가로막아 버스를 놓치게 만들어 즤들 손님으로 꼬셔보려는 수작, 갠또가 안 맞아 손님이 안되더라도 위협으로 외국인들 곯려먹는 고약한 심보. 그런데 이건 위험하잖아. 화가 났다. 들고 있던 책으로 릭샤를 내려치며 (좀 세게 쳤는데 뭔가 살짝 부러지는, 빠각~! 하는 소리가 들렸다. 손이 비었으면 멱살이라도 잡을 뻔했는데 다행히 가이드 북을 들고 있었네? ) 경상도 노가다 판에서 몸에 밴 한국 욕을 한 사발 들이부었다.
릭샤 왈라가 순간 쫄긴했지만 소중한 지 릭샤를 내려친 걸 항의하는 듯 뭐라 떠들어 대는데 무시하고 욕 주고 욕 받고..... 이런 건 짧고 강하게 치고 빠져야 하는데 재수 없음 골치 아파질 수 도 있겠다. 이거 어떻게 마무리하지? 하는 생각할 때쯤 교통경찰이 왔다. 딱 보니 버스 정류소 앞 교통 정리하는 친구. 그 경찰 들으라고 한 소리 날렸다. " 여기 버스 스탑이여, 데인저러스 항게 절루 꺼지라고!!" 내가 소리치는 거 듣고 사태 파악한 교통경찰이 알아서 정리해 준다. 아, 인도 경찰도 써먹을 데가 있구나.
내가 탈 버스가 선다는 승강장으로 찾아왔다. 릭샤 왈라 나부랭이와 실갱이하느라 몰랐는데 하늘을 보니.... 뭔가 상당히 낯설다. 이게 뭐지? 이 느낌이 뭐지 ???? 하고 한참을 생각하다 깨달았다. 구름! 나 지금 한 달 만에 구름 보는 거야!!!
버스 터미널로 가는 시내버스 티켓, 릭샤나 택시를 타면 수월하게 갈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큰돈이 드는 것도 아니다. 여긴 인도니까) 그러기 싫다. 마치 던전에서 필요한 아이템을 인벤에 차곡차곡 모으는 것처럼. 13루피짜리 버스 티켓은 내가 내 방식대로 여행을 잘하고 있다는 증거.
퐁디체리를 선택할 때는 내심 프랑스 느낌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 뭄바이는 영국, 고아는 포르투갈의 느낌-지배의 흔적? 이 있었던 것처럼 프랑스는 인도에 어떤 흔적을 남겨놓았을까? 하는 궁금증.
프랑스 어디? 레알마레 뒷골목??? 모르겠다.
그래도 광장은 만들어놨네 짜식들.
프랑스 페스티벌? 이게 우리로 치면 [오하이오 강꼬꾸 - 니혼노 츠마리]....인 건가???
뭐야? 피지배의 역사를 가지고 축제를 한다고? 이걸 대인배라고 봐야 되나 아님 돈 되는 거면 영혼도 없이 덤비는 천박함이라 봐야 하나? 아니면, 영국 놈들 보다는 늬들이 그래도 나았어...... 일까?. 종전 후 승전국의 파이 나눠먹기뿐만 아니라 피해 입은 나라의 정산도 필요한 거.
아침 등굣길 풍경. 오토바이로 애기들 등교시킨다....... 뭐, 아빠들이겠지?
그리고, 점심시간엔 도시락 들고 학교 앞에 와서 같이 밥 먹는다. 이거 재밋는 풍경이네.
어딜 가나 사진 찍으라며 환하게 웃는 사람들. 여기 퐁디체리 건축 현장도 마찬가지.
첸나이에서 퐁디체리로 들어올 때 이용했던 버스 터미널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무려 하이웨이를 이용해 마말람뿌람으로 이동.
숙소부터 잡아두고,
전형적인 인도 관광지 뒷골목 밤 풍경. 어딜 가나 비슷. 이젠 좀 질린다.
아침 해변 사원, 모래 바람에 마모된 문양들.
조각뿐 아니라 탑 외곽선 전체가 둥글둥글~
일출 때 보이는 실루엣이 멋진데 사진으론 일케밖에 못잡네. 흐~
여기서도 위아더 카메라 월드.
해변 사원을 둘러보고 숙소로 들어가는데 뭔 쌈이 났다.!! 신나게 말쌈하더니 급기야 아주머니가 (플라스틱) 의자로 아저씨를 내려 찍는 것까진 봤는데 어떻게 됐으려나. 인도 사람들 치고받는 싸움은 잘 안 한다던데 난 싸우는 거 일주일에 한 번쯤은 보는 것 같다.
뭔가.... 그림 같은 풍경?
아르주나의 고행상. 구라 치다 걸린 고양이 이야기가 재밌다.
인간의 고행으로 신도 굴복시킬 수 있다는 설정은 좀 멋진걸?
이 코끼리 상의 크기가 실제 코끼리만 하다.
마말람뿌람 해변 식당. 성수기가 좀 지나서인가? 좀 한적한 데다 백사장에서 그물 손질하는 동네 아재들 덕에 휴양지라기보단 어촌 식당에 앉아있는 기분이다. 해물탕이랑 쏘주 한 병이 가능하다면...... 참 좋겠 (응?). 인도 해변가는 식당도 있고 카페도 있지만 우리처럼 관광지구와 어업구역 따위를 나눠서 관리하질 않아서 그냥 현지인 사이로 여행하는 경우가 많다.
마말람뿌람 탈출 버스 같이 탔던 동생들과 첸나이 역 외국인 전용 예매창구 방문.
여기 대박, 전 인도 통틀어 최고의 서비스. 보이는 풍경이 구리다고 실망하진 마시라. 외국인 전용 창구가 아니라 전용 '룸'이 존재하며 그 룸에 내국인은 아예 접근이 힘들다. 시설은 당연 델리 역사 2층의 예약 사무실이 훨 크지만 여기선 창구 직원이 여행객이랑 모니터를 같이 보며 기차를 찾아준다. 물론 예매할 기차 정보를 알고 있다면 일사천리로 예매해 준다. 살짝 감동 먹음.
예매하고서 동생들이랑 식사. 난 바나나 잎 깔린 마살라 도싸 ~
첸나이에선 유일하게 궁금했던 성 토마스 성당으로 ~!!
5Rs 짜리 전철 티켓.
엔틱 한 전철, 멋진 구리 하다.
가끔씩 짤로 볼 수 있는 전철 곡예의 무대가 여긴가......?
전철을 타고 가며 보는 도시 풍경. 뭐,... 전철 모양새랑 어울리네.
호오~ 인도에서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진 못했던 현대식 건설 현장이다. 인부들이 헬멧까지 쓰고 있잖아. (근데 난 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거지? 인도에도 당연히 고층건물이 있는데 어쩌다가 인도에 대한 인식이 이 지경이 된 걸까?) 터파기도 안 한 걸 보니 여기에 시공하는 건 아닌 것 같고 파이프가 삽입된 걸 보니 교량용 프리스트레스 스판 제작인가? 아련하게 떠오르는 막일의 추억....-.-;;;;
역사에 모기가 많았던 것만 빼면 썩 맘에 들었던 첸나이 전철.
예수님의 12 제자 중 하나였던 도마는 왜 인도까지 왔을까? 예의 '의심'을 풀기 위한 여정이었을까? 생각해 보면 그 '의심'이란 건 합리와 이성을 기반으로 한 가장 '인간적인' 특질이지. 다시 말해 도마가 가장 인간적인 제자였던 거.
그 도마의 무덤 위에 세워진 성당, 근데 그 유골까지 전시해놓은 걸보고 뭘 이렇게까지나..... 하고 뜨악했었는데 가만 생각해 보니 지금 난 예수님의 12 명의 제자 중 한 명을 내 눈으로 보고 있는 거잖아? 옴마야~
성당 한편의 성모상. 여긴 교회가 아니라 성당이다.
남부 인도의 화려한 사원 장식. 밤에 보니 더 예쁘구나
첸나이에서 꼴까따 까진 거의 하루 반나절 짜리 기차를 탈 예정이었는데 이게 좀 길다 싶어 부와네스 바르그에서 한 번 끊기로 하고 기차표를 바꿨다. 근데.... 이게 쓸데없는 짓이었다. 밤늦게 도착한 부와네스바르그에선 숙소도 엉망이었고 컨디션도 안 좋았고 다음 날 지갑도 잃어버렸다. 대충 3,500 루피정도 날린 것 같은데 문제는 씨티은행 카드까지 같이 날려버린 것!!
그 흔하디 흔하다는 사고, 지갑 분실, - 피해액 : Rs. 3,700 + CITI 은행카드 (분실신고) + 주민쯩(이거 뭔 일 있겠어? 인돈데) + 지갑 (2.5만) 대충 이 정도. 톡으로 한국의 동생 녀석에게 카드 정지 신청을 부탁해서 일단락.(이것도 제삼자를 통해 하려니 좀 번거로워.)
다음 도시 콜카타에서 Citi은행 지점을 방문해 카드 재발급을 알아봤는데 헤헤~ 내가 완전 개념을 잘못 잡고 있었더라. 씨티은행 국내/외국 지점은 상호만 같은 독립법인 관계여서 타국에서 카드를 다시 발급받는 시스템이 아예 없다는 것.....@.@;; 다행히 환타옹을 만나 옹의 계좌-카드를 경유해서 현금을 뽑을 수는 있었는데 앞으론 또 언제 현금 인출기를 다시 쓸지 알 수 없는 상황이어서 남은 예산 전부를 인출해 버렸다. 이게 대충 5만 루피. 현금을 이렇게나 많이 들고 다녀도 괜찮을까 하는 걱정이 들긴 했지만 다른 수 없잖아? 끼야호, 지금 나는 현금 부자!
운 좋게 환타옹을 만나 가볍게 "어라, 그럼 이게 여행이 중단될 수도 있는 문제였겠네요? "는 식으로 킬킬 거리며 해결했지만 스맛폰을 통해 SOS를 날리거나 인터넷 뱅킹을 쉽게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면 꽤나 골치 아플뻔한 문제였다.
오늘 할 일이 없어 (만들자면 돌아다닐 곳이야 차고 넘치는데 그냥 의욕상실?) 기차표 하나 예매하고 하루 부담 없이 돌아다니려 했던 것뿐인데 지갑까지 버리게 할 줄이야. 만만하게 봤다가 큰 코 다쳤네. 아무 버스나 잡아타자며 오른 버스의 수상한 요금을 낼 때부터 기분이 안 좋았다. 바라문다 버스 스탠드. 잘 못 왔나 싶어 죄다 힌디어로 씌여진 다른 버스 차장에게 가서 물어보면 모두가 릭샤를 이용하라 신다. 어이, 아저씨들 나 여기 버스 타고 왔다고요....-.-;;; 때마침 가방 지퍼도 고장나서 신경을 긁고 사거리에서 길 하나 건널 때마다 달라붙는 릭샤왈라에 머리가 아플 지경인 배설물 냄새.... 익숙한 조합인데 왠지 조금 과하다 싶다. 느낌이 쎄~하다.
이런 촉이 좋은 편인데 사고가 날 느낌이다.
그런데 문제는 어떤 사고가 날지 막상 당하기 전까지는 알 수가 없다는 거다. 교통사고를 당할 수도, 개한테 물릴 수도, 먹은 게 잘못될 수도, 강도가 운전하는 택시를 탈 수도 있다. 여긴 인도다. 뭐든지 일어날 수도 있다... 근데, 그게 뭔지는 몰라 불안하고 그 불안이 오히려 사고를 조장할 수도 있는 그러니까 없느니만 못한 덜 떨어진 예지력 같은 게 있다. 이런 날은 하던 거 다 접고 숨어버리면 간혹 그 불운이 피해 가기는 하는데 대부분 별도리 없이 당한다. 오늘도 그런 날. 순간적으로 체크 - 가방 두 개, 카메라, 여권, 비상금 봉투. 그리고 이 버스 정류장 사거리를 가능한 한 빨리 벗어나야겠다 싶어 구글 맵에서 시내 한 곳을 찍고 트레킹.
길을 잃었다가 찾았다가 하면서 1km 정도 갔을 때쯤. 가방 속에 지갑이 없다는 걸 알았다. 마치 시간이 되어서 자연스럽게 퇴근한 직원처럼, 지갑은 늘 있던 제 자리에 없었다. 아하, 이거였구나!
마지막으로 지갑을 사용한 게 언제였지? 버스값 계산할 때? 카메라를 꺼낼 때? 정류장 사거리? 트레킹 하면서 나서 카메라를 꺼냈었나? 버스 내려서 주머니에 넣을 때 반 만 걸쳐있었던가? 암튼, 그 지갑은 이제 없다. 길을 되짚어가보긴 했지만 찾을 것 같진 않았다. 젠장, 오늘 하루는 몸 사리고 그냥 쉰다. 부바네스와르는 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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