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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는 나의 힘

Ghost in the shell

by babelfish 2007. 12. 23.

Ghost in the Shell _ 공각 기동대

제5 원소의 상상력?

메트릭스의 액션 ?

흥, 그런 건 개나 물어가라지.


만화영화의 탈을 쓴 이..... '고민 덩어리'가 드뎌 오늘 국내 개봉을 한다.

 내가 처음 이 영화를 접했던 97년. 무릇 일본 만화영화라 함은 하야오나 오토모 가츠히로의 것이라고만 알고 있던 시절 나에게 이 영화는 '충격'이었다. 오프닝장면부터 숨이 턱! 막혀 러닝타임 100분간 아무런 생각도 하지 못하게 나를 '녹여'버렸던 영화. 한 마디로 겁.나.게.잼.나.는. 영화다. (뭐,... 재미없다는 친구들도 많지만...-.-;;;) 해적판 비디오 테이프가 너덜너덜 해질 때까지 보고 또 보면서 영화 구석구석의 장면과 대사 하나까지 외워버린 이영화는 이미 내 머릿속 사고 회로의 일부로 자리 잡아버렸다.

 인간이 만들어내는 이른바 문명이란 것의 미래의 모습에 대한 생각을 높은 도수로 정재된 위스키같이 군더더기 없는 깔끔하고 투명한 화면 속에 선문답 같은 대사로 풀어내는 이 영화는 7년 전인 95년도에 제작되었음에도 아직도 사이버 펑크 애니메이션의 최고의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모호해져 버린 인간과 비 인간의 기준',
'생명체로서 정치적 망명을 요구하는 바이러스 프로그램',
'해킹당하고 조작돼버린 인간의 기억'
온통 암울하고 음산한 미래사회의 테크놀로지를 그려내는 이 영화의 숨 막히는 상상력이라니.....

이 영화의 상상력과 철학도 당시 일본에 퍼져있던'신 인류'라는 사회적인 화두와 리들리 스콧의 저주받은 걸작 '블레이드 러너'로부터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음에 틀림없지만 오시이 마모루와 오키우라 히로유키가 보여주는 극한의 완성도는 여러 감독들이 인정했듯이 영상미학과 영화가 제시할 수 있는 철학적 사유의 최정점이라 할만하다.

뭐, 나 같은 공각 마니아의 입장에서는 비교하기도 짜증 나는 일이지만 (-.-;;;) 이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제5원소는 공각기동대에게 바치는 유치한 연애편지이며 메트릭스는 그 빛을 잃어버린 초라한 모조 보석에 지나지 않는다.

내가 보낼 수 있는 최고의 찬사를 공각기동대에게!

아마 8086안에서도 이미 볼 친구들은 다 봤겠지만 아직 이 영화를 보지 않은 친구들아 혹 공각 기동대를 볼 기회가 생긴다면 부디 액션과, 스펙터클과, 판타스틱한 SF에 대한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다. 특히나 일본만화가 좀 야하거나 폭력적일 거라는 오해를 하고 있는 친구들이 있다면 이 영화를 통해 그 발칙한 오해를 박살 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사람은 단지 기억에 의해 개인일 수 있다.
설령 기억이 환상의 동의어였다고 해도 사람은 기억에 의해 사는 법이다.            - code name 2501


 [ 이 영화를 감당할 수 있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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