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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는 나의 힘

집으로

by babelfish 2007. 12. 23.

집. 으.로

이 영화 번개를 선동한 수인이에게 고마움을 표하면서 이 영화에 대한 느낌을 간만에 선빵 날려볼까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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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고 나이도 많고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할머니께 내 맡겨긴 꼬맹이. 순진하고 착한 천사 같은 녀석이면 좋으련만, 이런, 4 가지 없는 넘 O.o ;;;; 누구라 이런 생각을 가지지 않을까? 감히 외할머니에게 '병~신, 귀머거리'... 따위의 돼먹지 못한
욕설을 해대는 하는 꼬마라니!

감히 할머니에게 저따위 행동을.....

그러나 꼬마의 할머니에 대한 욕설은 낯선 상황에 대한 나름의(삐뚤어진 것이라 할지라도) 솔직한 감정의 표현일 뿐 그다지 악의라는 게 없는 반응이라는 걸 알고 있는 관객에게 감독은 할머니와 꼬마가 '집으로'들어가는 첫 번째 길에서 두 사람의 불안한 뒷모습을 배경으로 '걱정 마세요, 꼬마와 할머니사이에 두 사람이 떨어져 걷는 거리만큼 감정의 거리도 있지만....
시간이 도와줄 겁니다. 꼬마는 순수하고 때 묻지 않은 영혼이 있고 할머니에겐 사랑과 지혜가 있고 또, 오염된 문명이 방해하지 못할 안전한 시간과 공간 속에 두 사람은 보호받고 있으니까요.

관객 여러분, 불안하게 시작한 이 영화를 부디 안심하시고 즐겁게 지켜봐 주세요. 감독인 제가 해피엔딩을 약속할게요. ^^;;;;;' 라며 난기 가득한 밝은 배경음악을 통해관객에게 즐거운 동참을 제안한다.

그.

리.

고.

정신없이 흘러간 한 시간 반동안 감독은 그 약속을 예쁘게 지킨다.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에, 상우와 할머니의 마음이 흐뭇해서 울다가 웃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벌써 버스는 상우를 태우고 돌아나가고 있었다.

망~~구 혼자만의 관점으로 영화를 오해하기에 여념이 없는 난 이 영화의 제목 '집으로'를 할머니와 꼬마가 '집으로 들어가는 길목'으로 좁혀서 보련다. 감정의 거리는 좁혀지고 쑥스러운 감정은 사라지고 자존심은 낮아져 할메와 꼬마는 서로가 '사랑'할 수 있는 존재임을 확인할 수 있게 되는 '집으로'들어가는 길. (내가 쏟았던 눈물의 대부분도 이 길 위에서였다네.) 그리고, 꼬마를 떠나보내고 혼자서 '집으로' 돌아가는 할머니의 모습. 소란스러운 한 달을 정리하고 묵묵히 다시 당신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할머니. 허리는 꺾어지고 지팡이에 의지한 힘겨운 모습일지라도 그녀의 모습은 자연 속에 사랑과 지혜를 가진 강한 여주인의 모습. 안쓰럽고 불안해 보이지만 서둘지 않고 흐트러지지 않는 걸음걸음 우리가 그때가 되기 전엔 결코 알 수 없을 당. 당. 함. 오, 위대한 '집으로'가는 길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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