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A.B.C & Mardi himal_2017-8

홈스테이,마나카마나 사원

by babelfish 2018. 2. 2.

 번다 중 포카라 탈출.

 프리티비 촉의 로컬 버스는 안 움직이지만 투어리스트 버스는 움직인다길레 예약해 두고 정류장으로 갔다. 나름 비상 시스템으로 운영 중이다. 예약에 사용되었던 번호의 버스는 운행하지 않고(그러니까 그 버스는 형식상 번다에 참여하고) 다른 버스로 헤쳐 모여서 출발. 레이크사이드 한 바퀴 돌며 예약한 사람들 태우느라 할란촉까지 거슬러 갔다가 비로소 출발. 평소 때보다 많이 돌아 나가는구나. 

 근데 나는 새벽에 투어리스트 정류장까지 나와서 버스 배정받았는데, 편하게 호텔 앞에서 버스를 기다렸다가 타는 사람들도 있네? 뭐여, 제일 늦게 타면서도 썩 좋은 위치의 좌석에 앉는 저 가족단위 여행객은 저들은? 좋하게 생각하자. 저 사람들이 특별 취급받는 이유가 있겠지. 아무렴 저런 대우를 받는 이유가 있을 거야. 게 돈이란 게 좀 짜증나지만. 나와 다른 요금을 낸 사람들. 하.하. 이 버스 안에서도 퍼스트 클래스를 만들어놨네. 이것도 창조경제. 

ㄴㅏ는 중간 - 마나카마나까지만 가는데 카트만두까지의 요금을 지불해야 하는 처지. 쳇.

 

 

 

 

혹시 모를 분실에 대비해 짐 싣고나서 반드시 촬영해 둔다.

그런데 실제로 분실하고 나면 이 사진을 근거로 뭘 할 수 있을까?

시야 안 좋다. 논바닥 위로 핀 안개가 

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다.

여기다. 사원 입구.

 

 

 

버스 타고 지나가면서 산 중턱에 뭔 광고판을 세워놨는지 궁금했던 곳.

외국인 특별 할증 요금. 그리고 제일 아랫 줄에 적혀있다시피 여긴 염소도 돈 내고 케이블카 탄다.

점심시간-90 분 동안 창구가 닫힌다. 얘들 근무환경 좋네.

긴 점심시간 동안 구내식당에서 매상이나 올리라는 거겠지.

 

이 녀석들도 케이블카 유료 승객.

외국인 요금 : 왕복 $20 -> NPR.2080 하~ 네팔 성인 요금의 세 배가 넘는다.

 

 

 

 

 

 

케이블카 내려서 사람들 이동 따라가면 자연스레 사원으로 가게 된다.

미처 제물을 준비하지 못한 참배객을 위한 현지 판매.

장난감을 판매한다. 가족 단위로 애기들까지 데리고 놀러 오는 곳.

안내 간판의 거의 모든 문구가 힌디/네팔어. 관광객은 극히 드문 지역.

사람들 따라가다 보니 너른 터가 나왔는데 딱히 사원 같은 건 안 보인다. 분위기는 다 온 것 같은데.

아, 복구 중. 저 공사판이 사원이구나. 비계 밀도와 작업로 만들어놓은 것 보니 그냥 버티고만 있는 게 아니라 실제 보수를 하나 보네.

사원은 내일 보기로 하고 마을 사람들에게 '베트니'를 물어 방향 잡았다.

와, 쓰레기 저거 뭐야? 이딴 식으로 처리한다고?

 

  홈스테이는 무작정 찾아갔다. 마야거르추 통하거나 직접 전화할 수도 있지만 대단한 성수기도 아닌 데다 일정이 불확실했거든. 어제 번다 때문에 하루 늦어져서 예약했다면 많이 미안할뻔했다. 명색이 '마을'인데 손님 묵을 방 하나 없을까. 이런 '어떻게든 되겠지' 오랜만이네. 하교하는 학생들에게 길 물어 도착한 베트니. 마나카마나에서 천천히 40분 정도 걸어가면 마을에 도착한다.

 

베트니 - 홈스테이.

 

 

 

 현지 주민들이 사용하는 방 중에 빨리 정리할 수 있는 방을 청소해서 내어주는 탓에 방이 깨끗하진 않다. 딱히 눈에 띄는 지저분함이 아니라 그네들이 일하면서 베이기 마련인 냄새가 그대로 있다. 이 방엔 본관(?) 옥상에서 키우고 있는 닭 - 양계장의 냄새가 가득했다. 한나절이면 익숙해질 냄새지만 그게 견디기 힘든 사람은 홈스테이를 선택하지 않는 게 낫다.

 

옥상엔 양계장.

네 번의 네팔 여행 통털어 처음이다. 주문하지 않았음에도 제공되는 티와 비스킷. 이것이 홈스테이!

 

 건설 자재 사전 제작 현장. 마을에서 공사 중인 집은 신축이 아니라 지진으로 무너진 집들을 허물고 다시 짓는 까닭에 공사 공간이 협소하다. 사전 제작이 가능한 이런 기둥 뼈대는 너른 터에서 미리 제작해서 현장으로 운반한다. 기초 개념이 우리와는 조금 다르지만 나름 촘촘하게 잘 묶어놨네.

 

 

기초가 좀 걱정되긴 한데 여기서 내진설계까지 기대할 순 없으니 뭐......

재건축 중인 건물이 제법 많다.

 

 

아침은 짜파티 + 커리. 이거 좋네. 롯지에선 빵은 꼭 잼이나 버터랑만 먹었었는데 이 조합 좋다.

고토 로티, 퉁바에 쓰이던 네팔 '기장'으로 만든 빵.

저녁은 치킨달밧. 항상 애기들이랑 같이 앉아 같은 밥 먹었는데 롯지 레벨보단 훨 좋다.

 

 

 

내가 묵을 가게 집 아들과 그 친구. 내 전담 가이드 버디.

 

산 중의 마을답지 않게 무척 단단하게 지어진 느낌의 베트니.

지금은 쓰이지 않는 학교 건물의 물 절약 캠페인 벽화.

나무 아래에 웬 치마를 입혀놨나 싶었는데 저것도 작은 사원 역할을 한다.

아침 해 뜰 때 가까이서 보니 제법 사원의 처마 같잖아?

 

 

 

구름 많은 해돋이도 좋네. 

 홈스테이? 편하고 좋았다. 당연하지. 네팔 사람들 친절하다니까. 그리고 여긴 관광지가 아니어서 관관객용으로 마련된 스트레스도 없거든. 마을 전체에 외지인은 나 하나. 내가 마을 구경하는 동안 사람들도 나를 구경한다. 재미 삼아 말을 걸어오고 서로 어색한 영어로 대화한다. '인터넷에 적힌 소개 글보고 찾아왔어요. 여기 좋다고 하던데 진짜 그런 것 같아요. ㅎㅎ' 자기네 마을 좋다며 웃는데 싫어할 사람 있겠나. 근 한 달간 여행자로서 받았던 스트레스가 확 누그러진다. 대성석가사 템플스테이보다 편하다.

 

마나카나마 사원.

쌩뚱맞은 기념사진. 실내에서 내장플래쉬 직광으로 때리고 배경 합성해 준다. 천정 바운스만 쳐도 좀 나아질 텐데.....ㅎㅎ

그리고 여신께 소원을 빌기 위해 늘어선 줄.

이런 보급형 조공도 있지만

케이블카 타고 올라온 염소와 닭도 그 제물이다.

 

들어갔다가

머리는 두고 이렇게 나와선

근처 정육점에서 해체된다. 해체 별도로 비용을 지불하는 것 같진 않고 고기의 일부를 비용으로 지불하는 듯했다.

 

 마나카마나 사원은 소원을 비는 곳이다. 그러다 보니 슬픔, 애도 같은 분위기는 없다. 사원 주변에서 느낄 수 있는 경건함도 조금 들뜬 분위기. 즐거운 표정으로 염소나 닭을 끌고 와선 제물로 바치고 해체해서 비닐봉지에 담아 간다. 피 뚝뚝, 충공깽. 죄 사함을 위해서가 아니라 소원을 빌며 복비로 생명을 지불하다니. 이런 건 종교라기보단 주술 쪽 다크포스 삘인데. 혹시 여신 마나카마나짱은 흑마법 적법사? 그런데 이런 쪽이라면 직업 특성상 축복보다는 저주가 적성에 맞을 텐데. 어쩌면 이 사람들, 해맑은 얼굴로 누군가에게 살을 날리는 걸 지도 몰라.....-.-;;;  혹은 양심의 가책 없이 육식을 하기 위해 만들어낸 번거로운 요식행위.

 

염소와 닭의 목이 달아나는 살풍경 속에서 얘들만 대접받고 있다.

 

 

 

 카트만두로 돌아가는 길.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 사원 앞에서 버스를 잡는다. "캍만두~!!" 예의 불러 세워 타는 방식. 요금은 NRp 250. 이건 좀 불편하네. 부트왈에서 출발한 로컬버스를 탔는데, 승객은 100% 남자. 화장실도 휴게소를 들르는 게 아니라 운전수가 화장실 가고 싶을 때 차를 세우면 승객들도 일제히 내려서 도로변에 나란히 서서 볼일을 본다. 효율 이외에 모든 것을 포기한 쌩 로컬.....-.-; 그런 만큼 운전도 거칠다. '야~ 네팔 대중교통 이용하다가 사고를 당한다면 그게 오늘이겠구나' 싶더라.

 

네팔에서 경험한 최고 난이도 로컬 버스. 마이크로버스보다 한 수 위.

 사실 2017년엔 네팔 다시 갈 계획이 없었다. 지난 4월에 네팔에서 왔으니 8개월 만에 다시 가는 거잖아? 너무 자주 가는 것 같기도 하고 이제 슬슬 다른 여행지로 눈 돌려야 하지 않나 싶기도 하지만 여행 관련 책을 읽어도 프로그램을 봐도 마추픽추 말고는 딱히 끌리는 곳이 없네. 인도/네팔에서 전투형으로 여행해서 그런지 유럽이나 동남아나 특별한 뭔가가 있을 것 같지도 않아 뵈고 어디 경치 좋다는 곳도 그다지 관심가지 않더라. 무려 히말라야에서 내 좋아라 하는 트레킹 마치고 포카라에서 멍 때리며 장기여행자들과 노닥거리는 네팔의 여행의 재미가 아직 썩 좋으니 싫증 날 때까지 가볼밖에. 그리고 올해 생각보다 좀 힘들었는데 연말에 결과도 좋게 나와서 살아내느라 수고했다며 항공권 결제.

 몇 가지 미션이 있긴 했다. 히말라야 어느 봉우리든 걸어놓고 별 일주 사진 하나는 찍어오고 싶었고, 도대체 왜 오스트레일리언 캠프에선 맑은 하늘을 볼 수 없었는 지도 좀 따져보고 싶었고, 사랑곳에서도 잔뜩 흐린 구름만 보고 내려 왔던 것도 서운했고, 5년 전 A.B.C에서 눈 구름에 갇혀 아무것도 보지 못한 아쉬움도 풀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엔 초겨울, 날 맑은 12월에 출발했다. 결과는 아주 아주 만족. 모든 미션 클리어. 별 거 없을 거라 지례 폄하했던 푼힐은 깜짝 놀랄 만큼 좋았고 쿰부와 서킷을 돌며 높아진 눈에도 A.B.C의 일출은 숨 막힐 듯 장엄했다. 네팔, 점점 좋아지는데 이거 어뜨카지?

'여행 > A.B.C & Mardi himal_2017-8' 카테고리의 다른 글

뭐 정리랄 건 없고.  (0) 2018.02.07
트레킹 전/후의 포카라  (0) 2018.01.31
마르디히말 트레킹  (3) 2018.01.30
A.B.C 트레킹.  (0) 2018.01.30
푼힐 트레킹.  (0) 2018.01.29
캍만두.  (0) 2018.01.23
[ICN ↔ CTU ↔ KTM] 에어 차이나 청두 환승.  (3) 2018.01.22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