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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India_2012-3

타지마할 찍고, 리쉬께쉬.

by babelfish 2014. 3. 13.

Agra

 [아그라], 라기보단 타지마할 원 포인트. 관광객 털어먹기 악명이 자자한 아그라라 도시나 다른 명소 보는 건 패스하기로 했다. 이젠 뭐 성을 봐도, 불상을 봐도 '저거 또 봐야 하나..?' 싶기도 하고 네팔 다녀오면 좀 나아질 줄 알았던 사기꾼 알레르기가 오히려 더 심해져서 취향에 맞지 않는 무리수는 피하는 얍삽함을 선택.

아그라 포트 역.

역에다 큰 짐 맡겨놓고,

 역 앞 먹거리, 같은 기차를 타고 온 커플과 함께 역에다 배낭을 맡기고 여기 앉아 아침을 때우고있으니 릭샤 왈라들이 막  흥정을 붙여온다. 다른 도시 대비 1.5배의 예산을 잡아둔 터라 흥정이고 뭐고 할 거 없이 그냥 갑시다 !!! 쏘~ 쿨, 역시 돈은 시간을 절약해 주는군.

 

타지마할 입장.

 

 

 

 

 

 아그라가 복잡하고 불친절하고 비싼 이유는 타지마할 때문이다. 관광객이 많이 몰려들었고 그들을 맞기 위한 시설과 시스템이 커졌고 돈이 좀 된다 싶자 바가지는 기승을 부렸고 시스템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소문은 나빠졌고 영악한 관광객은 치고 빠지기 식으로 타지마할을 관람하면서 아그라의 관광 산업은 동력원을 상실했다. 배짱 장사의 결과다.

 그런데, 타지마할을 보는 순간 납득이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배짱부릴 만하네~'

 지난 두 달 동안 봤던 힌두, 불교의 유서 깊은 사원의 조각들은 죄다 코가 깨지고 사지가 절단되고 동물 배설물에 부식되고 포탄에 박살 난 안쓰러운 모습이었던 반면에 이런 우주 최강 팔불출의 국가 자산 제멋대로 쓰기의 결과물은 훌륭하게 보존되어 감동을 준다. 그렇다면, 이 타지마할이 주는 감동의 본질은 '보존/관리'가 아닐까?

맨발로 걸으면 비열 차 때문에 딛고 서있는 부분에 따라 온도 차가 느껴지는 바닥.....ㅎㅎ 재밌다.

 

 

 

 

 

 

배짱부릴만하다.

  타지마할을 보고 나선 아그라 성도 패스하고 좀 걷다가 도시 반대편 터미널로 갔다. 뭐, 이 도시가 궁금하진 않았어.  아침, 역에서 기차표 예매에 실패했던 탓에 버스를 이용해야 하는데 여기선.... 정보가 신통찮다. 그냥 들이대서 얻어걸린 버스가 로컬 야간. 

리쉬께쉬행 버스 탑승,  로컬버스를 야간으로. 이건 좀 모험이긴 한데~

버스 안에서 담배 돌려 피는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 형들 포스에 지릴 뻔했다...... 헤~

 

Rishikesh

 새벽, 리시께쉬 도착. 밤길을 잘 해쳐온 이 뿌듯함. 그리고 피곤함. 근데 이 어둑새벽 촌동네엔 아무것도 없다.

 

뭐야, 근처에 불 켜진 게 가로등이랑 터미널 화장실뿐. 이러기야?

 

 어두워서 방향 잡기도 쉽지 않아 버스터미널 부근을 좀 돌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길 건너 가게에서 짜이 한 잔 하면서 락쉬만 줄라 방향을 물었더니 직원이 실실 웃으면서 대답하길, '걸어선 절대 갈 수 없는 거리다. 넌 배낭도 무겁잖아. 3~400Rs 정도면 택시로 갈 수 있어. 좀 더 저렴하게 가려면 템포를 타면 되고 어쩌고 저쩌고.....' 어째 장황한 설명 이거 구라의 스멜이다. 알았다고 고개를 저으며 가게를 나오는데 좀 큰소리로 붙잡는다. 어? 보통 가게 아저씨들이 저렇게까진 안 하는데.....? 가게에선 이미 적당한 가격에 기분 좋게 짜이 계산했고 내가 택시를 잡아타건 말건 본인이랑 무슨 상관이 있어서 터미널 앞 가게의 직원이 이렇게나 열심히 택시 영업이야? 그렇지 않아도 과하게 권하는 건 딱 질색인데 여긴 인도다. 아니다 싶으면 무시하고 내 갈 길 가는 게 답.  등 뒤에선 계속 뭐라고 뭐라고 떠들어는 것이 그냥 놀리는 것 같기도 하고....-.-;;; 

들러붙는 택시들 다 제끼고 천천히 걷기. 

말라붙은 강 너머 능선 뒤로 해가 올라오려고 준비를 하는 건가?  해뜨기 직전의 모든 풍경은 사랑스럽다.

가게 아저씨 그렇게나 겁을 주더만 40분 만에 걸어서 도착한 숙소.

전망 좋은 티벳 음식점에서

뗌뚝 한 사발. 아~ 이거 해장된다.

왜 인도 전역의 관광 지역의 골목은 비슷한 풍경인 걸까?

래프팅 감상 중인 가마우지들.

뒷동산 트레킹 코스를 산책.

묵는 동네를 다른 각도로 보는 건 참 재미진 여행의 한 코스.

 바라나시의 축소판이랄까?  갠지스강이 평야와 만나는 첫 동네 리쉬께쉬. 강 줄기에 붙은 동네의 신성함에도 레벨이 있다면 바라나시의 그것엔 비할 바가 아니다. 조용하고 차분하고 깨끗하고 신성한 리시께쉬.

 

 

 

맛은 비슷하지만 식감이 다른 뚝바. 국물은 좋지만 면발은 한국의 강력분만 못하지 말입니다.

연료 대량 생산, 아니 채집.

 리시께쉬에선 이틀 쉬고 나왔다 뭔가 목적이 있다기보단 멕간까지 도시를 보면서 슬금슬금 이동하는 과정. 그저께 오밤중에 도착했던 버스 터미널에서 하리드와르로 나가는 버스를 타고 이동. 그런데 버스에 승객이 꽤나 많다. 좌석은 고사하고 서 있을 공간도 만만찮은 혼잡함. 중딩 때 통학 버스 타던 것마냥 엔진 쪽 위에 앉아 가고 있는데 정거장에서 꾸역꾸역 올라탄 아저씨가 중심을 못 잡으면서 무릎으로 내 머리를 강타!!! 그런데? 이 아저씨, 미안하다는 사과는커녕 쳐다보지도 않는다. 순간 빡 돌아서 팔꿈치로(주먹으로 때리기엔 간격이 안 나와, 복잡했다니깐) 그 아저씨 허벅지를 찍었는데, 이거 제대로 걸렸다는 느낌이 듦과 동시에 아, 실수했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어,... 이거 재수 없으면 곤란한 상황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아저씨를 노려보니, 응? 이 아저씨, 화를 내기는커녕 쳐다보지도 않는다. 뭐여? 무통증이여? 나랑 이야기를 하게 되면 일이 일어난 순서에 따라 본인이 나를 때린 거에 대한 사과부터 해야 이야기가 풀어질 테니 그게 싫어, 사과 한마디 하는 게 싫어서 이 상황을 아예 쌩까는 방법을 택하는 거. 와~ 이 정도면 그래, 늬들 암쏘리 못하는 거 내가 인정하께. 

하리드와르 역. 혼자서 여행하던 한국 여행자-정말 드물게 나보다 나이가 많았던 분을 만나 역 앞 난전에서 짜이 한 사발. 혹시나 하고 들렀던 역엔 역시나 내가 원하는 표가 없었다. 그런고로 버스 터미널로....... 근데 이제 나 버스에 좀 지친 듯.

버스 시각 알아보는 사이 먹거리 조달. 믿을 수 있는 건 자체 패킹된 과일-어륀지, 버네너.

하리드와르 공용 터미널.

 여기도 정말 깬다. 버스가 출발은 여기서 하기는 한다. 승차 정보를 안내하는 직원들도 있다. 그런데 이렇게 썰렁하다. 하리드와르도 작은 도시는 아니라 제대로 돌아가는 터미널이면 이렇게 한산할 리 없는데 이 큰 터미널이 이렇게 조용한 이유는 뭘까?  암만 봐도 세금으로 지어놓은 시설이 제 역할을 못하는 거다. 이거 구멍이다.

아니나 다를까, 실질적인 터미널은 여기.

저 허름한 움막에 전기를 끌어 노트북과 도트 프린터로 승차권을 발권해 주신다.

늬들 진짜 왜 이러냐? 왜 멀쩡한 집 놔두고 여기서 이래?

기득권과 시스템의 충돌이라는데 480루피  배팅하고 나는 쉼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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