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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India_2012-3

작은 영국, 쉼라.

by babelfish 2014. 3. 14.

  리쉬께쉬에서도 밤 버스 타고 쉼라로 이동 중. 2 연속 야간 로컬이다. 원래는 델리 경유하면서 방랑기 식당에서 오랜만에 된장이라도 한 그릇하고 갈라 그랬는데 아그라에서 기차표를 못 구했다. 연짱으로 야간 로컬버스를 타는 게 좀 만만찮겠다 싶은 걱정이 있긴 했지만 다른 도리가 없어. 아니나 다를까 야간 로컬은 좀 힘들었다. 이런 상태의 버스로 야간운행(우리나라로 치면 심야 우등고속 운행시간)을 한다는 게 신기할 정도로 불편하고 불편하고 불편하다.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 버스가 멈춘 곳은 찬디가르. 허름한 휴게소가 아니라 이렇게 늦은 시간임에도 꽤나 성업 중인 매점에서 쵸코 롤 케익을 하나 먹고 정신을 좀 차렸다. 몇 시간만 가면 되겠구나.  후 ~ 

 그러나, 이 야간 이동으로 그동안 누적된 피로는 기어이 탈을 불러왔고 나는 더 이상 도시 간 이동에서 야간 버스는 엄두도 못 낼 지경의 저질 체력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찬디가르 버스 터미널

 멈췄던 버스가 출발해서 도시를 벗어나는 걸 멍~ 하게 보고있다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뭔가 많이 이상하다.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마치 창원 도청 부근 같다? 가로망이 심상치 않다. 여기가 도대체 어디지? (아직까진 그걸 모르고 있었다.) 부랴 부랴 구글 맵을 켜서 확인한 도시의 모솝은........ㄷㄷㄷ

 

 

가이드 북을 펼쳐서 찬디가르를 찾아보니 인도 최초의 계획도시라는 타이틀이 똵 !!  창원 맞그나~ ㅋ

 

Shimla

04:00 쯤 쉼라 도착. 후아~~  야간 버스가 해뜨기 전에 목적지에 도착해 버리면 좀 불편하다.

돌아다니며 주운 박스 깔고 노숙. 쇠로 만든 벤치는 뼛속까지 냉기 전달력이 우수했다.

사람들 모여서 기다리니 치안은 그닥 걱정이 안 되는데 도난에 대한 걱정에 잠을 잘 수가 없네.

세 시간쯤 졸고 나니 동쪽 하늘이 밝아온다. 그런데?

우앗, 여기 예쁜 도시다!!

리쉬께쉬에서 전화로 예약해 둔 YMCA로. 

빨간색이 메인 컬러인 YMCA.

창문 단속을 조금만 잘 못해도 원숭이 습격을 받는 침실.

그래도 전망은 먹어준다. 

  해발 2,000이 넘는 도시의 풍광은 멋지다. 히마찰 쁘라데쉬의 주도, 여름철의 수도, 작은 영국이라는 별칭이 괜히 붙은 게 아니다. 그런데 높은 곳에 펼쳐진 분지 같은 게 아니라 그냥 산등성이에 얹어놓은 모양이라서 도시 내에서도 표고 차가 꽤나 심하다. 다즐링처럼.

그래서 이렇게 짐을 지고 나르는 포터들이 있다.

큰 차에서 작은 차로, 작은 차에서 포터로. 

엘리베이터가 있지만 꾸역꾸역 인건비로 해결한다.

도시 전체 조망은 다즐링과 많이 겹친다. 

훨씬 깔끔하고 

그런 만큼 비싸고 세련되고 뭐 그렇다.

 

크라이스트 교회

스캔들 포인트

근데 뒷골목은 좀 많이 다른 느낌?

쉼라를 선택했던 이유 중 하나 - 스파. 아우, 근데 이거 절대 비추 

 

광고 무쟈게 해 대던데 그냥 지저분한 동네 목욕탕. 

 쉼라에선 몇 가지 불운이 겹쳤다.
1. 밤 버스를 타고 와서 후달리는 체력으로 새벽 해뜨기 전까지의 기다리는 상황에 대한 대비가 허술했다.
2. 그래서 지친 체력을 보충하고자 선택했던 스파는 실망스러웠고 오히려 체력을 갉아먹었다.
3. 해발 2,000m의 고도는 가끔씩 겁이 덜컥 날 만큼 체온을 앗아갔다.
4. 알지 못하는 벌레에 물렸다. (이거 아직까지 풀리지 않는 궁금증 날 문-쏘인 게 아니다-건 도대체 뭘까?)

 쉼라에선 고열과 오한이 날 괴롭혔다. 전형적인 독감이었는데 멀쩡하다가 해가 지고 기온이 떨어지면 좀 힘들었다. 그렇게 이틀쯤 지났을 때 뭔가에 물렸다. 오른손 엄지와 검지 사이 도톰한 살집 위에 선명한 두 이빨 자국을 남기고 확 부풀어 올랐다가 단단해졌다. 그리고 오한과 발열은 점점 더 심해져 갔다.

그나마 작은 도시여서 재밌게 맛집 탐방은 계속.

 

뭔가 맛난 냄새가 나면 그냥 들어간다. 홍콩 반점.

오호, 볶음밥에 돼지고기 고명을 얹어주시는 중화요릿집. 그 외에도 커피나 빵도 맛났는데 이거 몸 상태가 안 좋아 기록은 패스. 밤 버스가 있었던가? 모르겠다. 있었어도 엄두를 못 낼 몸 상태여서 옷을 있는 대로 껴입고 땀나지 않으면서 몸이 더워질 만큼의 빠르기로 어두운 새벽길을 걸어서 터미널로. 리볼리 스탠트 앞에서 택시를 타고 메인 버스 스탠드로 가니 버스 시간이 좀 많이 여유 있다.

 

자 움직이자. 멕로드 간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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