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열차로 조드뿌르에서 자이살메르 이동. 항상 신통찮은 기차 내 먹거리가 불만이었던 터라 이번엔 오믈릿 가게에서 도시락 테이크 아웃. 계란 음식이라 쉽게 물러지고 오랫동안 보관이 힘들긴 했지만....., 아 '락앤락'도 여행 필수 아이템 리스트에 올려볼까?
조드뿌르 역, 자이살메르로 가는 기차가 연착. 누군가는 바라나시역에서 10시간 기다렸다더니 이런 나라에서 한 두시간 쯤 연착되는 건 어쩔 수 없다 해도 예정 도착 시간이란 개념이 없으니 좀 갑갑하긴 하다. 20분, 30분씩 계속 미루면서 무작정 기다리란다.
Jaisalmer
새벽, 자이살 역에 도착하면 픽업 차량이 기다리고 있다. 예약을 해서 마중 오는 경우도 있고 단순 호객꾼도 있다.
인도 방랑기에서 사파리 투어 동행을 구했는데 이 친구들이 내가 20여일 전에 했던 고민들 (델리에서 어떻게 핸드폰을 개통할 것인가?)를 하고 있길래 카톡으로 정리해서 보내줬더니 용케 알려준 대로 델리에서 핸드폰 개통을 했네? 덕택에 계속 연락하면서 일정을 맞출 수 있었다. 그래도 하루가 차이 나서 그냥 쿠리까지 가버릴까? 여기서 하루 기다릴까? 하다가 걍 데져트뷰에서 기다리기로.
자이살메르 성, 언뜻 보면 메헤랑가르 성보다 작아 보이는데 왼쪽의 주민거주 구역까지 보면 크기가 상당하다.
조드뿌르에서 봤던 메헤랑가르 성과 비교해서 가장 큰 특징은 사람이 살고 있는 성이라는 점.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진주성과 공산성 같은 차이랄까? (아직도 공산성에 사람들 사는지 모르겠네) 문화재로서 관리되는 성과 사람이 생활하는 성.
시티팰리스와 구성은 비슷한데 분위기는 다르다.
김종욱 찾으러 왔다가 쇼핑하는 한국 특유의 관람 코스.
가끔 길막하는 소와 개들을 피해 걸어야 하고 (피할 공간이 없는 골목에서 소랑 마주치면 난감한 공포가 밀려온다)
여기는 900년의 역사와 함께 지금도 유효한 생활공간이다.
성곽을 따라 걷다 쉽게 찾을 수 있는 뷰포인트 카페에서 맥주 한 잔 놓고 바라보는 사막의 일몰
저 일몰을 폴란드 아저씨랑 같이 봤었는데 마지막 인사로 한국에서 좋은 의미를 담아 건네는 인사가 뭐냐고 물어봤다. 예를 들면 '나마스떼' 같은 거, 근데 일행 6명 모두 답하지 못했다. 결국 '행복하세요'........-.-;;;; 가만 생각하니 그런 인사가 없다. 욕은 천오백만 개쯤 되는데 덕담 같은 인사가 뭐가 있을까......'행쇼'???
드디어 출발하는 자이살메르 사막 사파리 ~~!!
하루 늦게 도착하면서 열차에서 또 다른 일행을 만든 희오 군 네와 나를 포함 6명. 모두 한 팀으로 움직일 수 있게 사막 투어 예약을 하고 출발을 했는데.... 헐~ 인원이 대략 25명 정도? 거기다 한국인이 경영하는 숙소라 투어 참가자가 죄다 한국사람. 뜻하지 않게 한국인 패키지여행이 되어버렸다. 무쟈게 안전하고 또 재미없겠군.
1시간 반을 짚으로 달려 도착한 합류지점에서 대기 중인 낙타들. 이 녀석 이름이 '고구마'였던가?
어..... 오아시스가 이렇게 생겼...그나. 그리 사막 깊숙이 들어오질 않아서 그런지 오아시스라는 느낌이 없다.
버스 타다 들르는 휴게소 정도?
중간에 밥 해주시는 가이드 아즈씨들, 밥 먹고 쉬는 시간 두 시간 반.......ㅋ
사람뿐 아니라 낙타들도 알아서 잘 챙겨 먹고.
우리가 먹은 짜파티. 깔려있는 건 나눠준 모포. 음~ 이건 사막 사파리라기 보단 난민 체험?
사막의 하늘. 목성이 꽤나 밝게 보인다. 은하수정도 기대했는데 지리산에서도 보이던 게 사막엔 없었다.
하긴, 비 내린 지가 반년도 넘었는데 하늘이 깨끗하길 기대하는 건 좀 무리지?
사파리 투어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풍경, 사막 일출.
go pro로 타임랩스 잡아봤는데..... 흐~ 수동기능 없는 캠으론 뭐 그렇네............-.-;;;;
나름 셀프 컷. 두 번째 그림자가 '나'라고~ ㅋ
다시 고구마 등에 얹혀서 자이살메르로 복귀.
사막투어는 좀 어설펐다. 인디아 블로그와 김종욱 덕택이었을까? 라자흐스탄엔 한국인이 너무 많았어. 몰려드는 관광객을 사막으로 밀어내는 투어는 공장도 제품으로 전락해 버렸고 관광객은 사막 가장자리에서 맛만 보는 꼴이 되어버렸다. 이건 마치 브로커 따라서 멕시코 국경 넘어가는 난민 코스프레? 소담한 마을을 가고 싶으면 그냥 지리산 남부 능선 삼도봉 아래 마을이나 갈걸. 이건 쫌 에러다. 이제 자이살 사막 사파리라는 게 그냥,... 멀리까지 와서 타보는 체험 낙타의 현장? 성상 일출봉 아래서 타보는 조랑말이랑 큰 차이가 있다고는 말 못 하겠다. 쿠리까지 갔어야 했는데 뭐 어쩌겠어 이렇게 된 거. 아쉬운 마음에 조드뿌르에 다시 들러 짚투어나 하지 뭐.
사막투어의 마무리는 럭셔리한 저녁. 허접 내공으로 인도에서 돈 좀 쓸라 치면 맛은 복불복, 양은 늘 부족하다. 췌.
새벽, 가디사가르 가는 길. 숙소에서 걸어서 10분 남짓이지만 역시 새벽길은 조심스럽다.
다행히 붙임성 있는 녀석을 하나 꼬셨는데, 이름을 '무휼'이라 지어줬더니
동네 개떼를 다 막아줌 우왕 ~ㅋ
인공호수 위로 해 뜨는 모양이 곱다.
자이살 마지막 날은 성 안에서 묵기로 하고 데저트 뷰를 나왔다. 찾아 들어간 곳은 성 깊숙한 곳에 위치한 캐슬뷰.
어라 어라, 이거 900년 된 방?
후줄근하고 쵸큼 불편하지만 이 정도면 득템?
성 안에서 묵는 건 썩 좋다. 늦은 밤까지 돌아다닐 수 있는 데다 인도에선 쉽지 않은 밤 풍경도 즐길 수 있으니.
아침에 옥상에 올라보니 자인교 사원들이 코앞에 있어,
숙소 옥상에서 보이는 일출. 헤~ 좋다.
자이살메르는 편했다. 만난 사람들 대부분 같은 생각. '성'과 '낙타 사파리'를 제외하면 별 볼 것 없음에도 꽤 오랫동안 머무는 도시. 왜 그런지 곰곰이 생각해 보니 여긴 스트레스가 적다. 숙박비가 상당히 저렴한 편이고, 도시의 가장 큰 컨텐츠임에도 자이살메르 성에 입장료가 없고, 도시 내에서 멀리 움직일 일이 없으니 릭샤왈라와 흥정할 일도 없다. 도시 규모에 비해 식당은 썩 괜찮은 편이고 지출로 인한 실랑이가 적으니 다들 편하다고 느낄 수밖에. 즉 자이살이 편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여행객들이 돈을 쓰는 과정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방증.
거슬러 오느라 수고했다. 여기까지 휴식. 이제 조드뿌르, 암다바드, 뭄바이 다이렉트로 뚫고 본격 휴양지로 가자!! (뭔가 이상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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