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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는 나의 힘

2009 로스트 메모리즈

by babelfish 2007. 12. 23.

영화관에 들어가서야 알았다.
'이거 블럭버스터군, 그럼..... 쉬리정도?'

도입부 이토회관 총격장면을 보면서 생각했다.
'이거 재미없는 블럭버스터군..... 이 눔의 영화를 어케 본 담?'

지지난 주 일욜 교보문고에서 사인회를 하고 있는 '쨩끌로드 똥건'을 보고서
'오~~~, 자알 생겼는 걸. 좋아 영화 봐주지'라고 기분대로 정해버린 영화.
원래, '블랙호크다운'이 타겟이었는데.....
암튼, 요 근자에 들리는 영화계 소식에 꽤나 기대를 하면서 뚜껑을 열었는데
' 아뿔싸, 속았다

한국영화 최대의 프로젝트라며 최고의 스타 쟝동건을 주연으로 캐스팅하는 초 강수를 두었지만 젠장,
막대한 자본과 스타시스템 - 그것이 이 영화의 불행의 시작이다.

액션 장면을 보면서
아직 한국영화의 총격 액션장면은 아직,..... 이 모양 이 꼴인가....
테크닉은 발전했고, 때깔은 어느 정도 나오지만.... '배달의 기수' 보다 나을 것 없는 '클로즈업 난사장면'과 같은 구도에서는 '으이구~~~ '하는 한숨이 입안 가득 고인다. 도저히 통제되는 특수부대(JBI든 후레이 센진이든)라고는 믿을 수 없는 무식한 총질과 느낌을 주지 못하는 카메라 워킹 앞에서 솔직히 젠장, 난 절망했다. '아직도 이런 수준의 영화를 만들어낸단 말야?'

그래, 이런 영화다.
무대포식 '박살 내며 밀어붙이기',
총 많이 쏘면 관객이 많이 드나? 아예 쌩까고 갈긴다.
시간의 문을 통해 뒤바뀐 역사라는 소재는 시작 10분 만에 실종되어 버리고 고객만족을 위해 때 되면 벗고 뛰어야 하는 포르노 영화처럼 지루하고 엄청나게 갈겼다. 어설픈 드라마를 화려한 액션으로 용서받으려는 - 헐리우드식 블럭버스터를 흉내내려는 모습이 애처롭기까지하다.. 그러나, 잘빠진 헐리우드식 블럭버스터는 제대로 화려하기라도 하지, 젠장.
탄환과 탄흔과의 각도, 탄환보다 빠른 탄피, 절대 총알이 떨어지지 않는 쟝동건의 베레타 39,......
길게 늘어진 총격씬 사이로 보이는 느슨한 영화의 헛점에 눈이 아프다. 차라리 스피디하게 확 지나갔으면 깔끔했을 것을. 좋은 영화였기를 바랬던 만큼 아쉬움도 졸라 크다.

게다가 영화의 가장 큰 축 - 시간의 문에 대한 설정과 역사, 그리고 개인의 인간적인 갈등과 고뇌에 대한 시간투자와 설명은 너무나 허접하고 엉성하다. 우~~~ 짜증!


그럼, 이렇게 무식하고 유치하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영화를 어떻게 봐야 하는가?

도대체 이 눔의 영화는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이렇게 총질을 해대는가?
뻔한 얘기지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이, 현재가 맘에 들지 않더라도 우리의 손으로 일구어낸 역사이기에 소중한 것이며 그래서 앞으로 우리의 역사도 우리가 주체가 되어 만들어가야 한다 ]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하다.

2009년 눈부시게 발전한 일본의 제3 도시 경성.
일본은 이미 세계 최 강국이 되어있으며 한/일민족의 차별도 크게 보이지 않는다.
반면 바로잡힌 역사 속의 2009년 독립기념관은 2002년의 그것과 비교해도 그 수준.
국가의 존재이유가 구성원의 행복과 안녕을 유지하기 위함이라 할 때
세계 1등 국가의 2등 시민,
평범한 자주 국가의 국민.
어떤 사회가 더 바람직한 것인가?
미국의 똘마니 짓이나 하고 있는 지금 현실과 비교해서 말이다.
사회 전체를 가지고 생각하기가 무거우면......,
나는 이 시대에 그리고 우리의 역사에 대해 얼마나 자부심을 느끼며 소중히 생각하며 살고 있는가?
뭐, 그런 얘기를 때깔 좋은 화면과 빠방 한 액숀을 날리는 최고스타를 통해 하고 싶었나 보다.
그러나, 아직 역부족이다.

만약, 이 영화가 블럭버스터가 아니어서 낯선 연기파 배우들이 짤막하고 깔끔한 액션으로 꽉 찬 스토리를 짜임새 있게 풀어가는 영화로 제작될 수 있었다면 우리는 예의 재 개봉 마지막 날 영화관을 나오면서 지금 이 땅에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고 있다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영화가 가진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두 빠방 한 배우로 밀어붙인 마케팅과 너무나 시끄럽고 지루한 총성과 화약연기에 가려져버렸다.

우리나라 영화사에서 이 영화는 또 다른 작품을 만들기 위한 밑거름으로, 약으로 분명히 중요한 의미를 지닐 것이지만 관객이 맛을 보기엔 이눔의 영화는 너무 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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