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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25_Porto & Ferrol

08.08 폴투 도착.

by babelfish 2025. 8. 8.

 아침으로 에그타르트 오랜만에 먹겠네. 밥 먹고 뭐 하지? 이 도시에서 할 건 다 했지 싶은데..... 숙소 열자마자 입실/샤워/빨래하고 뻗어자자. 21:00부턴 모루공원 말고 도심 야경 노려야지. 오늘 폴투는 휴식이다. 아참, 데카트론에서 수건 보충.

 

08.07-23:38 아토차 정차.

인도 야간 버스의 기억과, Alsa 버스의 설비와, 포르투갈의  안개비가 섞인 공감각적 풍경

 

 여행 3일 차, 아직 못 씻었다. 이틀 밤을 공항 노숙과 야간 버스로 보내던 와중에 그랜드 모스크 보겠다며 아부다비의 여름 볕까지 쬐고난 지금은 아주 꼬질꼬질한, 바삭하게 말렸다가 다시 적신 빨랫감 같은 상태가 되었어. 이런 쉰내 나는 날은 인도 식당이 제격이지만 폴투에서 또 인도 밥 먹긴 좀 아까운데 뭘 먹어야 하나. 아직 아침도 못 먹었는데 저녁 걱정을 하고 있어......;;;

 00:10. 살라망카 정차
 02:30. 접경지 휴게소 30분 정차.

 포르투에 인도인 많더니 이 야간 버스에도 한 가득이다. 방문객 중 인도 사람들이 깨나 있다는 걸 알려주는 매대 진열품과 소비성향을 짐작케 하는 식당 이용객들. 식당에서 빵이랑 커피 말고 짜이랑 사모사를 팔았다면 식당 이용객 구성이 달랐을까?

 

04:20 비제우 정차.
05:20 아비에로 정차.
06:30 폴투 도착.

 [ 9시간 비행 + 공항 노숙 + 7시간 비행 + 8시간 30분 야간버스 ] 여행 3일 차에 첫 숙소. 난 언제까지 이렇게 바닥 박박 긁는 방식을 재밋어할까? 힘들고 다소 지저분한 거 싫어하는 여행객들 이해 못 할 건 없지만 견딜 수 있으면, 그리고 안전에 문제만 없으면 저렴하고 효율적인 게 좋지. 좀 다른 이야긴데 순례길 배낭 무게 이야기를 할 때 최대한 가볍게 꾸리라고들 하잖아. 근데 꼭 그럴 필요 있나? 그 무게를 내가 짊어질 수만 있다면 필요한 거 꽉 채운 묵직한 배낭이 든든하지. 그렇잖아. 고생스러움을 살짝 첨가해 다채롭게 만드는 게 내 여행이다. 네팔에서 배낭 메고 로컬 버스 타던 그 방식.

터미널 빠져나와 에그타르트로 시작.

 Alsa가 멈춘 캄파냥 역에서 상벤투 까진 지하철 요금 2유론데 밥도 먹었겠다 시간 남아도는 여행자답게 3km 정도 걷는 게 낫지. 순례자가 뭔 지하철이야. 근데 날씨 왤케 을씨년스럽냐. 스산하고 좋네.

 

Church of The Lord of Bonfim
교회 옆 공원 묘지. 스페인 묘지도 저렇게 십자가가 많았었나?
새벽부터 깔리던 안개가 도시로 들어오니 카사블랑카 뺨칠 분위기를 연출한다. 응? 나 모로코 가 본적 없잖아.
어쩌다 시청 앞까지 와서 생각난 김에 데카트론을 검색해 보지만 아직은 그 무엇도 할 수 없는 오전 아홉 시.
근데 여기 있던 "Porto" 간판 왜 치웠지? 건물과 어울렸었는데.
여기 학교 앞으로 옮겨놨네.
카르무 성당.

 많은 순례자들이 데카트론에서 폴을 구입하는데 내가 참 이해 못하는 물품 구입 방식이다. 여기서 쓸만한 제품이 대략 16유로 정도니까 한 쌍이면 한화로 5만 원 넘어가는 가격이잖아. 세상에나 국내 중소기업 제품 배송비 포함 4만 원이면 훨씬 좋은 제품 구할 수 있는데 이걸 선택한다고?? 데카트론이 유럽 여행자에겐 깨나 가성비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준비할 시간 있으면 제조업 강국에서 장만해 가는 게 좋아.

Miradouro da Ponte da Arrábida 에서 본 아라비다 다리.
Igreja dos Clérigos, 2년전과 정확히 같은 구도의 사진. 도시 전체를 대충 둘러 보고 있다.
Lost inn porto - 부킹닷컴 예약. 현장 카드 결제. 35.71€ (도시세:3, 키 보증금:2)

 

 맛집 이라기엔 너무 허름한 외관의 구글맵 평점 4.6의 식당 'retiro da se'에 도전 중. 접시 두 개(정어리, 샐러드)랑 맥주 시켰는데 다 먹을 수 있으려나? 괜찮겠지. 6시에 에그타르트 두 개 먹은 게 다잖아. 근데 여기 분위기가 타멜의 작은 별보다 좋네. 리뷰 읽어보니 '전형적인 포르투갈 식당' 이라던데 우리나라 노포의 느낌이다. 문제는 스텝 아무도 영어를 못 한다는 거.ㅋ 만석 상태에서 들어갔더니 테이블 두어 개 정리될 때까지 아무도 말을 안 걸어. 차례가 되어 받은 안내도 포르투갈어. 주문은 구글 리뷰에 올라온 사진을 손가락으로 찍어서.ㅋ 주문 끝에 번역기를 통해 '혼자 먹기에 많지 않을까요?' 사족을 달았더니 두 접시에서 골라 담은 것 같은 한 접시를 내는 이 적극 서빙! 감동이다. 정어리 구이가 사진에선 군대에서 먹던 이면수어 튀김처럼 보이는데 맛은 아주 좋았다. 전혀 비리지 않았어.

 

자우림과 로이킴이 할렐루야를 불렀던 리베이라 광장.

 

 저녁은 케밥을 먹었다. 삼각대 가지고 저녁 풍경 찍으면서 골목 세밀하게 살폈는데 인도 음식점이 없더라. 2 년 전 그 가게는 오늘 영업 안 하고.... 그래서 눈앞에 나타난 케밥집 들어갔다. 그래 오늘은 터키식 디너닷. 괜찮은데? 무겁지 않아 좋다. 간단하게 표현하면 터키식 햄버거 세트잖아. 은은한 향신료, 얇게  저며 쌓은 Vaca, 채소도 감튀도 좋았다. 점심때 먹었던 정어리 감튀세트처럼 간이 약한데 비리지 않고 맛있어. 오늘 포르투 3끼 모두 성공적.

썩 위생적이잖아?

 


 안개가 하루 종일 멋지네. 오늘 내내 느낀 건데 같은 여름임에도 지난번과 완전히 반대의 날씨여서 다른 계절에 온 것 같아. 안개에 잠긴 포르투도 좋다야. 같은 풍경 찍기 싫어 모루 공원 쪽으로 가지 않으려 했는데 안개 덕분에 풍경이 완전 달라졌잖아. 이러면 또 가봐야지.

해 질녘 풍경도 좋았겠네.

.

 여행 끝, 내일부턴 순례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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