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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A.B.C & Mardi himal_2017-8

트레킹 전/후의 포카라

by babelfish 2018. 1. 31.

포카라, 17.12.21~12.22 + 18.01.04~01.11 (무려, 10 일)

 네팔 여행 방식이 점점 단순해지고 있다. 30일 비자 = '트레킹에 2 주' + '나머지는 도시에서 휴식'. 심플하다. 포카라에서 쉬는 시간은 늘어가고 카트만두는 줄어든다. 예전엔 포카라를 안나푸르나 입성을 위한 전초 도시라고만 여겼었는데 어쩌다 보니 여기서 아무것도 안 하고 멍 때리는 시간이 늘어가네. 어지간한 동남아 도시 하나 돌아볼 시간을 여기선 그냥 흘려보내는 이런 방식이 어떨 진 모르겠는데 암튼 편하다. 그냥 멍 때리는 게 점점 더 편해지고 있어.

 

카트만두 바라주 촉에서 11:15쯤 로컬버스 출발, 프리티비 촉에 19:00쯤 도착. 8시간 조금 안 걸렸네. 빨리 온 편이다.

윈드폴 사장님이 소개해주신 유리코에 짐 풀었다.

??? 저거?

경량 철골이다. 세상에 네팔, 고작 4층짜리 건물에서 이런 걸 보게 될 줄이야.

버림 기초 품질 보소.

습윤양생씩이나? 그래, 집 좀 튼튼하게 지어봐.

 

 

 

 

 

크리스마스/신년맞이 축제. 저런 번잡한 거 피해서 네팔 왔는데.....-.-;;;

 

 할란촉 옆 공터에 스무 명 정도가 폴대 찍고 평판측량 비슷한 걸 하고 있길래 지나가면서 말 걸어봤다.

 "실습하는 거니? 일하는 거니?"
 "안 알려주지~"라는 표정을 짓길래,
 "실습하는 거잖아"랬더니 어찌 알았냔다.
 "야, 요 조그만 면적 측량하면서 사람이 너무 많잖아. 이 정도는 세 명이서 오전에 측량 다 하고 오후엔 서류작업 해야지"
 

애들 표정이 멍해진다. 그래 공부 열심히 해서 길이라도 좀 잘 닦아놔라. 삥땅 같은 건 배우지 말고.

 

폐와호 건너 평화의 탑.

 

여기도 한 번은 와야겠다 싶어 들른 세계 평화의 탑. 그래, 이번 여행 전반의 컨셉이 떡밥 회수다.

 

 

 

 

 

 

 

사랑곳 산책

나 홀로 사랑곳 가는 길. 가파르고 짧은 코스로 왕복.

중간에 만나 인사하는 척 호객하시던 아저씨를 따라 들어가 마신 짜이 한 잔.

 

 사랑곳 올라가는 길 중간에 위치한 마을은 어중간하다. 레이크사이드처럼 편의 시설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사랑곳 정상처럼 조망이 좋은 것도 아니니 사람들이 지나치긴 해도 여기서 묵지는 않을 테지. 여기가 얼마나 조용하고 편한 곳인 지 그리고 얼마나 저렴한 지 열심히 영업하는 아저씨 설명을 들으면서 좀 우울해졌다. 조용해서 좋긴 한데 여기도 사람들이 몰려들면 (포카라 할란촉 뒤편 상권이 더 커질 자리를 찾다 보면 여기까지 올라올지도 모르지) 여기도 네온 간판 걸린 포카라 중심권역처럼 시끄러워질까? 아저씨는 그런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랄 테고 나는 그러면 서운할 것 같다. 여행객은 참 이기적이다. 괜찮아, 현지인들도 니 사정 봐주면서 장사하는 건 아니니까.

 

작년에 올랐던 전망 좋은 능선 길이 저~기 보인다.

 

촌스럽게 입장권 끊고 전망대 입성.

사랑곳 조망. 여기서는 안나푸르나의 봉우리뿐 아니라 산체가 보인다. 

 

 

바뜨바띠니 나들이.

수퍼마켓 마실 가는 길인데 버스가 제로 앞에서 멈췄다.

????

번다다. 번다.

정치적인 웃음을 짓고 있는 경찰 간부와 대치하며 촬영하는 시민들.

 

 

저렇게 택시들이 멈춰있어서 처음엔 뭔 사고가 크게 난 줄 알았는데,

운전사가 없잖아. 아, 이거 그냥 길을 점거해서 막아놓은 거구나.

경찰들이 차를 들고 밀어서 길을 튼다. 조금 보다가 빠져나갔는데 이 번다가 내일 하루 일정을 망쳐버렸다. 젠장.

 현지인들 통해서 전해 들은 이 번다의 원인은 택시의 바가지요금이었다. 미터기 안 쓰고 흥정해서 요금 받는 게 일반적이긴 한데 그게 정부 시책에는 반하는 일이라 계도와 단속을 하던 와중에 몇 명의 택시 기사가 요금 관련해서 구속되어 버린 것. 구속 과정에서 과도한 공권력의 집행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명분만 놓고 보면 이게 시민들의 응원을 받기 힘든 사안이다. 그러다 보니 다른 상점이나 지프, 투어리스트 버스까지 확장되지 못하고 택시와 로컬 버스만 참여하고 있었는데 이게 참,..... 안쓰럽다. 시스템이 좀 더 작동해서 잘 살 수 있게 만들어주기를 원하면서도 본인들의 기득권에 조금이라도 간섭할라치면 이렇게 저항한다. 그리고 명분이 웃기잖아. 이런 걸로 70년대 우리나라에서 데모했어 봐 공권력 이전에 시민들에게 욕먹지. 자본에 들러붙는 이기심이 뭉치기 시작하면 인도처럼 택시기사들이 지하철 못 만들게 파업하는 꼴 보게 될지도 몰라. 나도 반골이라 어지간한 상황에선 거리로 나온 시민들 편인데 이건 또 신선하네.

 

A4용지다. 여기 프리티비촉 위는 오피스 지구가 있나?

그리고 대형 마켓 - 바뜨바띠니.

 

 

 

윈드폴에 필요할 것 같은 배식용 주걱 하나 구입.

바뜨바띠니 3층 통로. 야, 여기도 조망 좋네.

 

 

포카라 먹거리.

 

가장 많이 찾아갔던 윈드폴 앞 제로갤러리.

플레인 라씨. 옆에 술병 같은 건 물병.

가성비 좋은 마파두부.

 

국밥 스페셜

탕수육.

이게 이름이 뭐드라? '레몬 나나'? 35년 전 학교 앞 리어커에서 팔던 꿀차 비슷한 맛.

고추장 불고기. 이상 제로 갤러리

윈드폴 아침 백반.

아오조라, 가츠동.

KIM'S 김치찌개

산촌 김치찌개

로컬 툭바.

수미 군이 착각해서 왕창 샀다가 칼스버그 아닌 걸 알고 버린 걸 현준이가 선물로 준 텐스버그. 폰트가 사기 폰트다.

 

포카라 야경.

 

 

 

 

 

 

 

 

 

 

 

 

 

 

 

밤이 더 이쁜 동네.

 

 

 포카라 뜰 요량으로 아침에 짐 챙겨 나와 택시 기다리는데 예약했던 택시가 안 온다. 어제 택시들 번다가 버스 조합에게까지 번져 로컬버스도 올 스톱. 로컬 타고 고르카로 갈 예정이었던 나도 발이 묶였다. 아, 그냥 투어리스트 타고 중간에 내릴 걸 그랬나? 젠장 그러면 아침밥 못 먹고 가잖아.

 

 

윈드폴에서 망원 땡기면 할란촉 버스가 보이는데 저게 하루종일 꿈적도 않는다.

오늘은 탈출 포기. 어차피 나가지도 못할 거 그냥 멍이나 때리지. 엎어진 김에 쉬어가는 하루.

 윈드폴 이름이 알려지다 보니 다양한 사람들이 오더라. 그런데 이게 좀 잘못 알려진 면이 있는 것 같았다. 극단적으로 아무 준비도 트레킹에 대한 정보도 없이 '윈드폴 가면 알아서 해줄 거야'는 여행객도 있었고 예약하지도 않고 해장국 집에 아침 먹으러 오는 것처럼 찾아오는 분들도 있었다. 

 윈드폴은 게스트하우스다. 투숙객 중 장기 여행자와 네팔 여러 번 찾는 분들 비중이 높고, 아침 식사를 모여서 먹고, 1층 로비에서 수다 떨고 그러다 보니 여행객끼리 정보 공유가 잘 될 뿐이다. 장비도 먼저 다녀간 사람들이 두고 간 걸 운 좋으면 쓸 수 있는 거지 렌탈 업체나 에이전시가 아니다. 여행객은 당연히 스스로 정보와 장비를 챙겨 오고 거기에 다른 사람과 교환한 정보를 더해서 단단하게 준비해야 한다. 뭘 어디서부터 알려줘야 할지 견적 내기도 애매한 상태로 찾아가진 말자. 여기 사람들 다 여행객이다.

 아침 식당은 더더욱 아니다. 윈드폴과 소개로 인근에 숙박하신 분들 중 예약한 분들에게 실비정도의 금액만 받고 차리는 아침 상에 여행객들이 조리와 배식을 도와가며 먹는 거지 수익 사업이 아니다. 식당이 아니다 보니 아침에 안 팔리면 점심 장사로 넘기는 재고 개념이 없다. 그때그때 인원에 맞춰 상을 차리고 그나마 수용인원을 초과하면 양해를 구하고 인원을 제한한다. 그러니 윈드폴에서 아침 먹고 싶은 분들은 전날 카톡이나 전화로라도 반드시 가능여부를 물어보고 예약하고 가셔야 한다. "윈드폴에서 다 함께 먹는 아침식사가 너무 좋았어요."라는 후기 보고 무작정 찾아가셔서 예정에 없던 인원이 늘어나면,.... 주방에선 비상이 걸린다. 기분 좋게 아침 식사하러 갔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부담스런 불청객이 되는 건 싫잖아. 그니까 좀 알아보고 가는 게 좋아.

 포카라에선 점점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처음엔 레이크사이드의 놀이터, 서킷 땐 산촌 부근의 빌라봉. 그리고 지난번 쿰부/랑탕 사이에 왔을 땐 폐와호 끝에 있는 윈드폴에서 묵었다. 할란촉 뒤로 들어가게 되면 레이크사이드까지 나오기가 번거로워지기는 해도 짱박히는 느낌이 좋다. 가뜩이나 포카라에선 활동 기록이 없는데 여기 있다 보면 정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고 시간 잘~ 간다. 퍼질러 있다가 비자 연장하러 가는 장기들 여럿 봤다. ㅋㅋ. 좋잖아, 이러려고 여기 온 건데 뭐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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