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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Tokyo_2009

도쿄, 사흘 째. 우에노 공원/도쇼궁

by babelfish 2009. 5. 16.


 어제, 호기롭게도 하루 종일 (줄창 5시간 정도는 되는 것 같다) 비 맞은 결과,
 
 카메라가 뻗었다.. 으하하핳, 이런 젠장.

 카메라가 비를 맞으면 동작 불능 상태가 되는 것이 당연한 게아니냐 그리 무식하게 기기를 다루냐고 나무라실 분들이 있을 지모르겠지만 내가 사용하고 있는 E-3는 쉽게 그런 상태에 빠지는 넘이 아니다. '비를 맞아서 사람이 추워 못 찍는 경우는 있어도 카메라가 먼저 뻗지는 않습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내가 직접 올림푸스 상급기의 내후성에 대해 포럼에 올렸던 글이다. 물론 스트레이트로 5시간 동안 비를 맞아보기 전에 쓴 글이다.

 수정해야겠다. 단시간(이라고 해도 두어시간-축구경기 한 경기 정도는 버틴다) 집중호우는 견딜 수 있어도 장시간동안 빗속에서 사용하면 셔터(이게 움직이면서 압력이 발생하니까) 쪽으로 물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정도로....ㅠ.ㅠ;;;

 도쿄 타워 내 커피 숍,

 호또 쵸코(핫쵸코)를 주문하고 앉아서 카메라를 말린다. 딱히 물이 흘러내린다거나 하지는 않지만 휴지를 말아서 구석구석 찔러 넣으면 묻어 나온다. 메모리 슬롯이나 배터리 쪽은 온도차에 의한 응결 정도인데 셔터 감이 둔해진 것이 맘에 걸린다. 아무래도 물을 먹은 모양이다.








지하철 역에서 이 사진을 마지막으로 카메라는 하룻동안 취침모드로 들어갔다.....-.-;;;;

MF에서 셔터가 무반응이고 랜즈의 F값을 읽어들이지 못한다.

잔혹한 객기의 대가다..........-.-;;;;



하여, 오늘 하루 사진은 이 녀석으로,  에혀~~~




6일 아침,
두 친구는 업무상 신주쿠로 향했고 나를 포함한 세명은 우에노 역으로 방향을 정했다.



JR선 내 지하철 노선도, 신가이 마코토처럼 이쁘게 찍어볼까 싶기도했지만 오늘은 무리다 무리.


우선 찾아들어간 텐만궁.
458년 창건, 학문의 신을 모신 궁이라  주렁 주렁 걸린 繪馬 (에마)의 대분의 내용이 '합격기원'.




웹에서 보던 재기 발랄한 이모티콘을 기대했었는데 기대와는 다르게 제법 진중한 표현이다.



 



 



300그루나 된다는 매화나무, 초봄에 왔더라면 멋드러졌겠다.



텐만궁을 나와서 우에노 온시 공원으로,



어라? 이건 걍 공원이네?




언뜻 예전 황학동 같기도하고





대도시 한 가운데 자리한 호수 치고는 꽤나 큰편이긴 한데 이거 좀 심심하다고 생각하는데...

응?


뭐냐, 넌?

가마우지가 여기서 뭐 하는 거냐 ? 돌아보니 해오라기도 보인다.......와우~ -.-;;;

그래도 대낮의 공원은 역시 심심하다. 빠져나와 도쇼궁을 찾아 발길을 돌렸다.

도쇼궁을 찾아 헤매는데부터 또 비가? 어이, 어이 좀 봐주라고~~~





게다가 도쇼궁은 공사중.....어쩌라고 -.-;;;




 
 

 






우에노역에서 전 멤버 다시 합류, 일단 밥 좀먹자.



 




점심은 아메요코에서 고른 라멘,




안내서에서 잘라낸 쿠폰적용받아 500엔으로 입장한 도쿄 국립 박물관.
옆에선 아수라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는데 낵아 궁금한 건 그게 아니지요.



 픞, 그런데 여긴 박물관이다. 1쩜대의 밝은 랜즈와 iso 800 정도는 받쳐줘야 뭘 찍든지 말든지 할거 아녀? 물론 덕분에 메모하면서 차분히 볼 수는 있었지만 이거 사진을 외부 기억장치로 활용하기 시작한 후로는 카메라가 맘같이 안 움직이면 어느새 신경질적으로 변한다. 병이다.
 오늘은 여기까지다. 다른 멤버들은 숙소에 들러 짐을 다시 간소하게 하고 저녁시간을 보내러 나갔지만 난 PC방으로 들어갔다. (PC방 한 시간에 500엔. 오질라게 비싸다....-.-;;)

 내일 일정을 짜자,
 내일 오후에 오다이바에서 일행과 합류하는 것으로 했으니 오전 일정과 오다이바로 들어가는 법만 살펴보면 되겠지.

 신오쿠보 역 앞 3층 PC방으로 들어가니 '어서 오세요'라는 인사가 반긴다. 여긴 도쿄인데;;;
"카드를 만드시면...."
"한 시간만 하려구요"
"선불입니다." 여긴 도쿄인데...@.@;;;

 서든인지 아바인지 열심히 센터로 모이고 있는 친구들 사이에 자리를 잡고 지도를 펼쳤다. 구글과 네이놈 창을 띄우고 방법1, 방법2.... 수첩에 기록하면서 검색한다. 사무실에 앉아서 검색하믄 생존형 가이드 북 만드는 거 일도 아니겠고만 역시 집 나가면 개고생.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한국에 있을 때 미리미리 검색하고 정리해 뒀으면 현지에서 시간이 얼마나 절약되었을까? 시간도 시간이지만 선택을 망설이지 않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얼마나 효율적이었을까? 근데, 검색도 어느 정도 알아야 하는 거지. 응?

 그러고 보면 참 막무가내로 오긴 했다......-.-;;;

 숙소에 들어와서 우선 카메라부터 널어 말리고. 젖은 옷가지를 빼놓고 간편한 복장으로 다시 지도와 수첩과 가이드 북에 검색 내용을 체크하고서 30분마다 카메라에 드라이질을 하다가 말리다가를 반복하니 드디어 F값을 인식한다. 좀 느리긴 하지만 셔터도 반응이 돌아온다. 조금만 더 간병하면 살아날 것 같다.




 역시, E-3는 강하구나.  자 그럼, 내일은 빡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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