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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이야기

몇 개월동안 사 모은 신발 정리

by babelfish 2015. 10. 31.

 요 몇 개월동안 신발 사 모으는데 맛들려서 쇼핑 좀 했다. 몇 개는 사이즈가 안 맞아서 반품하거나 교환하는 통에 배송비를 날려먹긴 했지만 역시나 필요할 때 부랴부랴 찾아 급하게 사는 게 아니라 서핑하다 얻어 걸리는 정보로 미리 미리 들어가 집어오는 가성비는 썩 훌륭하다. 내 발은 정장구두 260mm에 볼이 다소 넓은 편. 요즘 나오는 칼발 우대 신발들, 나 그거 반댈세.



 가몬트 등산화 FLASHⅢ GX - 265mm, 콜핑에서 수입한 것같은데 무의미한 정가 22만원선 답게 고어택스와 비브람 아웃솔을 갖추고도 55,900원. 무지막지한 가성비. 그런데 발 볼이 무척 좁다. 이 놈 길들이려고 근 3개월동안 저녁 산책으로 끌고다녔더니 대충 주행거리(?) 200km는 가뿐히 넘긴듯. 핏감은 좋은편이고 인솔도 무척이나 풍성하다는 느낌. 근데 못생김이 좀 묻어있다.

 올 겨울 지리산 종주를 간다면 이 넘을 신고 가겠지.







 트스타 로우컷 등산화 - 글로리 로우 265mm, 사이트에서 설문조사 몇 가지 응하는 것으로 42,500원에 겟. (레져타임 아님.  이 녀석도 정상가격 18만원 가량의 가성비 글로리한 제품) 이월 제품이라 그런지 요즘 나오는 트레킹화와 비교해서 한 사이즈 크다. 발 볼이 좁지않고 핏감도 살짝 헐렁한 감이 있는데 경사로를 오르내려야하는 트레킹화라 반 치수 큰 게 오히려 적정 사이즈일듯. 트스타라 확실히 만듦새 꼼꼼하고 발도 편하다. 하이퍼 그립도 나름 괜찮다던데 그립감은 차치하고 한 번 나갔다가 들어오면 발바닥에 잔 돌이 많이 박힌다. 어쩌면 트레킹보다는 도시 여행에 좋은 신발인 지도 모르겠네. 5번 정도 신고 길들여서 박스 행.

 사이즈에 미세한 오차가 있긴하지만 까미노 데 산티아고나 잉카 트레킹을 간다면 이녀석과 함께. 이번 시즌 구한 신발 중 가장 맘에 든다.








 콜럼비아 트레킹화 - 260mm, 45,000원 쯤(?), 260 정사이즈. 날렵한 트레킹화 치고는 드물게 볼넓이, 핏감 모두 딱 맞다. 매쉬 재질이라 바로 신어도 편해서 (그런만큼 내구성이 미심쩍긴 하지만) 길들일 쿨타임 생략하고 바로 박스로 리턴. 동네 마실용.

 너무 가벼워서 실내 운동용으로 쓸까도 생각 중.








 콜 마운틴 - sw 605. 265mm, 39,500원. 이것도 국산 브랜드. 볼 넓이나 사이즈나 가장 편하다. 내 발의 형태에 가장 잘맞는 신발. 일할 때 막신으려고 산 건데 아마 제일 편하게 잘 신을 것같다. 다음 번에 서핑하다가 이 브랜드 괜찮은 게 스팟 딜로 나오면 망설이지 않고 바로 질러도 될듯. 일 할 때 신는 신발 - 실외용. 

아, 이 신발 망했어요!




 구입한 지 2.5개월 후, 실착은 약 30일 정도 사용한 오늘(12.30) 살펴보니 오른 쪽 발볼 안쪽 부분이 저렇게 실밥 따라서 예쁘게 터져있다. 외부와의 마찰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굽혔다 폈다를 반복하다가 그걸 못견디고 배째라 해버린 거다. 갑피가 'PU누벅'이라더만 그거 그냥 비닐쪼가리 둘러놓은 건가? 합성피혁이어서 불안하긴 했어도 다른 부분 만듦새가 좋아서 믿어본 건데...... 젠장. 이렇게 약해서야 원, 매일 신었다 치면 한 달만에 망가졌단 소린데 이럴 수도 있는 거야? 다른 부분은 멀쩡한..... 수준이 아니라 이제 갓 길들여져 신기 편안해진 정도인데 가장 튼튼해야할 곳 중 하나인 갑피가 찢어지다니? 세상에나. 원단의 내구성이 저모양이면 수리가 가능한 것도 아니어서 그냥 똥 밟은 샘 치고 버릴 밖에. 록 타이트 땜질이나 해서 겨울동안 마트갈 때나 슬리퍼 대용으로 신다 버려얄 듯. 정말 믿을 수 없는 품질이다.  아니, 품질을 논하기가 애매하다. 다른 부분은 상당히 괜찮거든. 툭 튀어나온 아웃솔이 부러져서 떨어져나간 거 말고는 전체적으로 단단하고 썩 괜찮다. 그런데 이 황망한 원단의 에러는 도대체 뭘까? 이런 중저가 국산도 짭이 있는 걸까........??? 설마.








 머렐, 5113-61415. 260mm,  34,320원.(가격 택엔 139,000원이라고 붙어있다....-.-;;;) 위에 콜마운틴이 편하긴 한데 좀 투박해서 슬림한 거 찾던 중에 구한 넘. 토캡부분이 고무로 되어있는 게 특이하다. 핏감이 상당히 좋다. 오래전이라 가물거리지만 나이키 조깅화 신었을 때랑 비슷한 정도. 볼이 좁은 편은 아닌데 발 볼 쪽의 높이가 낮아서 갑갑한 감은 좀 있지만 꽉 잡아주는 느낌이 좋아서 용서하기로 했네. 이 신발을 신으면 내가 날렵해진(?) 기분이다. 이 넘의 핏감 덕택에 다른 모든 신발이 다 크다고 느껴질 정도. 머렐의 다른 종류의 신발도 사보고싶어졌다.

 일 할 때 신는 신발 - 실내용.








 칸투칸,  KKFQ19 슈프림 UL. 265mm, 39,800 원.(이것도 정가가 69,000원 정도였던가?)  점점 가성비 메리트가 떨어지고 있는 칸투칸이지만 스웨이드 재질의 트레킹화를 좋아하기도 하고 비슷한 걸 잘 신었던 기억이 있어 믿고 구입. 외견은 그럴싸한데 속을 살펴보면 내구성 좋은 신발은 아니다. 전에 신었던 같은 회사의 제품은 깔창 아래 바닥(종이 재질)이 체중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지면서 파이론 미드솔 위에 내 발의 형태로 자리잡아 그러니까 신발이 망가지면서 튜닝이 된 거지. 점점 편한 신발이 되었다. 좀 웃기긴 한데 가격대를 감안하면 나름 괜찮은 커스터마이징이다. 근데 발이 좀 노는 느낌이어서 이거 신고 험한 산은 안타는 게 좋겧........;; 

 볼 넓이와 전체 사이즈 선택의 딜레마. 우리나라 신발 회사들이 볼 넓이 구분해줄만큼 친절하진 않아서 브랜드 별 볼 넓이를 체크하고 내 발 모양새와 맞지않는 브랜드의 신발은 궁여지책으로 한 사이즈 큰 걸 사야하는 곰 발의 비애.(ㅠ.ㅠ.;;. 덕분에 발 가운데부분이 많이 허전하다. 아래 2년 전에 샀던 중등산화와 비교해도 같은 회사 제품이 맞나 싶을 정도로 핏감이 차이가 난다. 칼발인 사람들의 사용기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게 내 발의 모양새 탓인 지, 신발 디자인의 문제인 지 궁금. 근데, 울 나라 사람들 그렇게나 칼발이 많나? 좀 넓찍하게 만들면 좋겠는데 칸투칸 볼넓이도 점점 좁아지는 것같아. 발에 편해질 때가 되면 어떨 지 모르지만 현제 스코어 살짝 가격에 낚인 느낌. 근데 뭐 한 달 정도만 신어도 길들여질 말랑 말랑한 재질이라 겨울 되기 전에 가벼운 트레일 정도는 가능할 듯.

 할인된 가격 기준으론 괜찮은 신발이다. 저 바닥 재질 - 파이론 미드솔에 러버 아웃솔 조합의 쿠션감이 은근 편한데 이전에 신었던 거의 같은 재질 구성의 로우컷 트레킹화는 2012년 인도 여행 3개월동안 주구장창 끌고다니다가 안나푸르나 ABC까지 올랐었고 그 후로도 2년 이상을 잘 신었으니 제 역할은 다 하는 부류. 기본빵은 한다. 그 제품보다 아웃솔은 더 단단하게 보강된 것같고 깔창도 여전히 민짜지만 개선되었다. 운이 좋아 발의 형태와 사이즈가 잘 맞다면 가성비 좋다고 할 수 있을 수준은 된다.  









 이번 시즌에 구입한 녀석은 아니지만 이것도 깨끗하게 정리해서 박스에 들어간 가죽 중등산화. 칸투칸 265mm. 99,800원(?) 지난 서킷을 함께했던 실적으로 나름 공을 인정받아 왁스 듬뿍 먹여 박스에서 즉시 전력으로 대기중. 근데 이녀석 정은 들었지만 믿음이 가진 않는다.. 완벽한 방수라고 광고를 해댔지만 눈길에서 젖어들며 기대했던 제 역할을 다 했던 것같진 않았었거든. 대신 산길 120Km를 걸으며 이젠 발에 맞게 길들여서 아주 아주 편해졌으니 겨울용 방한 신발이나. 가벼운 국내 산행용.



죄~다 여행용 신발. 올 겨울 가려고했던 랑탕이 아직 엉망이라 이딴 짓으로 대체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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