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India_2012-3

첸나이, 퐁디체리, 마말라뿌람

by babelfish 2014. 3. 10.

  주먹구구 수정 계획, [ 고아-함피-벵갈- 첸나이 ] 라인. 남부 마지막 도시 첸나이.

Chennai

새벽의 첸나이 역. 썩 깔끔하다.

 역사에서 졸면서 버스 다닐 시간까지 기다렸다가 나왔는데,......? 근데 버스가 정거장에 안 선다.......-.-;;;

 번호는 맞는데? 이 정류소가 아닌가? 긴가 민가하는 중에 다시 오는 버스. 잡아 타려고 뛰어가는 순간!  오토 릭샤 한 대가 앞으로 달려와 급 정거로 가로막으며 "헤이 부라덜~"하며 씩 웃는다. 후아, 이거 위험하다. 근데 이게 실수로 일어난 사고가 아닌 거라. 버스 잡으려는 관광객들 앞을 가로막아 버스를 놓치게 만들어 즤들 손님으로 꼬셔보려는 수작, 갠또가 안 맞아 손님이 안되더라도 위협으로 외국인들 곯려먹는 고약한 심보. 그런데 이건 위험하잖아. 화가 났다. 들고 있던 책으로 릭샤를 내려치며 (좀 세게 쳤는데 뭔가 살짝 부러지는, 빠각~! 하는 소리가 들렸다. 손이 비었으면 멱살이라도 잡을 뻔했는데 다행히 가이드 북을 들고 있었네? ) 경상도 노가다 판에서 몸에 밴 한국 욕을 한 사발 들이부었다.

 릭샤 왈라가 순간 쫄긴했지만 소중한 지 릭샤를 내려친 걸 항의하는 듯 뭐라 떠들어 대는데 무시하고 욕 주고 욕 받고..... 이런 건 짧고 강하게 치고 빠져야 하는데 재수 없음 골치 아파질 수 도 있겠다. 이거 어떻게 마무리하지? 하는 생각할 때쯤 교통경찰이 왔다. 딱 보니 버스 정류소 앞 교통 정리하는 친구. 그 경찰 들으라고 한 소리 날렸다. " 여기 버스 스탑이여, 데인저러스 항게 절루 꺼지라고!!" 내가 소리치는 거 듣고 사태 파악한 교통경찰이 알아서 정리해 준다. 아, 인도 경찰도 써먹을 데가 있구나.

 내가 탈 버스가 선다는 승강장으로 찾아왔다. 릭샤 왈라 나부랭이와 실갱이하느라 몰랐는데 하늘을 보니.... 뭔가 상당히 낯설다. 이게 뭐지? 이 느낌이 뭐지 ????  하고 한참을 생각하다 깨달았다. 구름!  나 지금 한 달 만에 구름 보는 거야!!!

 버스 터미널로 가는 시내버스 티켓, 릭샤나 택시를 타면 수월하게 갈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큰돈이 드는 것도 아니다. 여긴 인도니까) 그러기 싫다. 마치 던전에서 필요한 아이템을 인벤에 차곡차곡 모으는 것처럼. 13루피짜리 버스 티켓은 내가 내 방식대로 여행을 잘하고 있다는 증거.

퐁디체리로 가는 길. 바나나 잎으로 지은 집에 달린 위성 안테나 .........????

 퐁디체리를 선택할 때는 내심 프랑스 느낌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 뭄바이는 영국, 고아는 포르투갈의 느낌-지배의 흔적? 이 있었던 것처럼 프랑스는 인도에 어떤 흔적을 남겨놓았을까? 하는 궁금증.

 프랑스 어디? 레알마레 뒷골목??? 모르겠다. 

 그래도 광장은 만들어놨네 짜식들.

 프랑스 페스티벌? 이게 우리로 치면 [오하이오 강꼬꾸 -  니혼노 츠마리]....인 건가???

 뭐야? 피지배의 역사를 가지고 축제를 한다고? 이걸 대인배라고 봐야 되나 아님 돈 되는 거면 영혼도 없이 덤비는 천박함이라 봐야 하나? 아니면, 영국 놈들 보다는 늬들이 그래도 나았어...... 일까?. 종전 후 승전국의 파이 나눠먹기뿐만 아니라 피해 입은 나라의 정산도 필요한 거. 

해변의 아침.

아침 등굣길 풍경. 오토바이로 애기들 등교시킨다....... 뭐, 아빠들이겠지?

그리고, 점심시간엔 도시락 들고 학교 앞에 와서 같이 밥 먹는다. 이거 재밋는 풍경이네.

어딜 가나 사진 찍으라며 환하게 웃는 사람들. 여기 퐁디체리 건축 현장도 마찬가지.

첸나이에서 퐁디체리로 들어올 때 이용했던 버스 터미널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무려 하이웨이를 이용해 마말람뿌람으로 이동.

숙소부터 잡아두고,

해변가 산책.
비슈누 탱크.

전형적인 인도 관광지 뒷골목 밤 풍경. 어딜 가나 비슷. 이젠 좀 질린다.

아침 해변 사원,  모래 바람에 마모된 문양들.

조각뿐 아니라 탑 외곽선 전체가 둥글둥글~

일출 때 보이는 실루엣이 멋진데 사진으론 일케밖에 못잡네. 흐~

여기서도 위아더 카메라 월드.

 해변 사원을 둘러보고 숙소로 들어가는데 뭔 쌈이 났다.!! 신나게 말쌈하더니 급기야 아주머니가 (플라스틱) 의자로 아저씨를 내려 찍는 것까진 봤는데 어떻게 됐으려나. 인도 사람들 치고받는 싸움은 잘 안 한다던데 난 싸우는 거 일주일에 한 번쯤은 보는 것 같다.

뭔가.... 그림 같은 풍경?

아르주나의 고행상. 구라 치다 걸린 고양이 이야기가 재밌다.

인간의 고행으로 신도 굴복시킬 수 있다는 설정은 좀 멋진걸?

이 코끼리 상의 크기가 실제 코끼리만 하다.

 마말람뿌람 해변 식당. 성수기가 좀 지나서인가? 좀 한적한 데다 백사장에서 그물 손질하는 동네 아재들 덕에 휴양지라기보단 어촌 식당에 앉아있는 기분이다. 해물탕이랑 쏘주 한 병이 가능하다면...... 참 좋겠 (응?). 인도 해변가는 식당도 있고 카페도 있지만 우리처럼 관광지구와 어업구역 따위를 나눠서 관리하질 않아서 그냥 현지인 사이로 여행하는 경우가 많다.

첸나이 역

마말람뿌람 탈출 버스 같이 탔던 동생들과 첸나이 역 외국인 전용 예매창구 방문.

 여기 대박, 전 인도 통틀어 최고의 서비스. 보이는 풍경이 구리다고 실망하진 마시라. 외국인 전용 창구가 아니라 전용 '룸'이 존재하며 그 룸에 내국인은 아예 접근이 힘들다. 시설은 당연 델리 역사 2층의 예약 사무실이 훨 크지만 여기선 창구 직원이 여행객이랑 모니터를 같이 보며 기차를 찾아준다. 물론 예매할 기차 정보를 알고 있다면 일사천리로 예매해 준다. 살짝 감동 먹음.

예매하고서 동생들이랑 식사.  난 바나나 잎 깔린 마살라 도싸 ~

첸나이에선 유일하게 궁금했던 성 토마스 성당으로 ~!!

5Rs 짜리 전철 티켓. 

엔틱 한 전철, 멋진 구리 하다.

가끔씩 짤로 볼 수 있는 전철 곡예의 무대가 여긴가......?

 전철을 타고 가며 보는 도시 풍경.  뭐,... 전철 모양새랑 어울리네.

 

 호오~ 인도에서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진 못했던 현대식 건설 현장이다. 인부들이 헬멧까지 쓰고 있잖아. (근데 난 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거지? 인도에도 당연히 고층건물이 있는데 어쩌다가 인도에 대한 인식이 이 지경이 된 걸까?) 터파기도 안 한 걸 보니 여기에 시공하는 건 아닌 것 같고 파이프가 삽입된 걸 보니 교량용 프리스트레스 스판 제작인가? 아련하게 떠오르는 막일의 추억....-.-;;;;

역사에 모기가 많았던 것만 빼면 썩 맘에 들었던 첸나이 전철.

[싼 토메  /  세인트 토마스  /  성 도마 ] 성당.

 예수님의 12 제자 중 하나였던 도마는 왜 인도까지 왔을까? 예의 '의심'을 풀기 위한 여정이었을까? 생각해 보면 그 '의심'이란 건 합리와 이성을 기반으로 한 가장 '인간적인' 특질이지. 다시 말해 도마가 가장 인간적인 제자였던 거.

 그 도마의 무덤 위에 세워진 성당, 근데 그 유골까지 전시해놓은 걸보고 뭘 이렇게까지나..... 하고 뜨악했었는데 가만 생각해 보니 지금 난 예수님의 12 명의 제자 중 한 명을 내 눈으로 보고 있는 거잖아? 옴마야~

성당 한편의 성모상. 여긴 교회가 아니라 성당이다.

남부 인도의 화려한 사원 장식. 밤에 보니 더 예쁘구나

 첸나이에서 꼴까따 까진 거의 하루 반나절 짜리 기차를 탈 예정이었는데 이게 좀  길다 싶어 부와네스 바르그에서 한 번 끊기로 하고 기차표를 바꿨다. 근데.... 이게 쓸데없는 짓이었다. 밤늦게 도착한 부와네스바르그에선 숙소도 엉망이었고 컨디션도 안 좋았고 다음 날 지갑도 잃어버렸다. 대충  3,500 루피정도 날린 것 같은데 문제는 씨티은행 카드까지 같이 날려버린 것!!

그 흔하디 흔하다는 사고, 지갑 분실, - 피해액 : Rs. 3,700 + CITI 은행카드 (분실신고) + 주민쯩(이거 뭔 일 있겠어? 인돈데) + 지갑 (2.5만) 대충 이 정도. 톡으로 한국의 동생 녀석에게 카드 정지 신청을 부탁해서 일단락.(이것도 제삼자를 통해 하려니 좀 번거로워.)

 다음 도시 콜카타에서 Citi은행 지점을 방문해 카드 재발급을 알아봤는데 헤헤~ 내가 완전 개념을 잘못 잡고 있었더라. 씨티은행 국내/외국 지점은 상호만 같은 독립법인 관계여서 타국에서 카드를 다시 발급받는 시스템이 아예 없다는 것.....@.@;;  다행히 환타옹을 만나 옹의 계좌-카드를 경유해서 현금을 뽑을 수는 있었는데 앞으론 또 언제 현금 인출기를 다시 쓸지 알 수 없는 상황이어서 남은 예산 전부를 인출해 버렸다. 이게 대충 5만 루피. 현금을 이렇게나 많이 들고 다녀도 괜찮을까 하는 걱정이 들긴 했지만 다른 수 없잖아? 끼야호, 지금 나는 현금 부자!

 운 좋게 환타옹을 만나 가볍게 "어라, 그럼 이게 여행이 중단될 수도 있는 문제였겠네요? "는 식으로 킬킬 거리며 해결했지만 스맛폰을 통해 SOS를 날리거나 인터넷 뱅킹을 쉽게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면 꽤나 골치 아플뻔한 문제였다. 

사건 현장 : 대충 여기쯤이었던  것 같다.

 오늘 할 일이 없어 (만들자면 돌아다닐 곳이야 차고 넘치는데 그냥 의욕상실?) 기차표 하나 예매하고 하루 부담 없이 돌아다니려 했던 것뿐인데 지갑까지 버리게 할 줄이야. 만만하게 봤다가 큰 코 다쳤네. 아무 버스나 잡아타자며 오른 버스의 수상한 요금을 낼 때부터 기분이 안 좋았다. 바라문다 버스 스탠드. 잘 못 왔나 싶어 죄다 힌디어로 씌여진 다른 버스 차장에게 가서 물어보면 모두가 릭샤를 이용하라 신다. 어이, 아저씨들 나 여기 버스 타고 왔다고요....-.-;;; 때마침 가방 지퍼도 고장나서 신경을 긁고 사거리에서 길 하나 건널 때마다 달라붙는 릭샤왈라에 머리가 아플 지경인 배설물 냄새.... 익숙한 조합인데 왠지 조금 과하다 싶다. 느낌이 쎄~하다.

 이런 촉이 좋은 편인데 사고가 날 느낌이다.

 그런데 문제는 어떤 사고가 날지 막상 당하기 전까지는 알 수가 없다는 거다.  교통사고를 당할 수도,  개한테 물릴 수도, 먹은 게 잘못될 수도, 강도가 운전하는 택시를 탈 수도 있다. 여긴 인도다. 뭐든지 일어날 수도 있다... 근데, 그게 뭔지는 몰라 불안하고 그 불안이 오히려 사고를 조장할 수도 있는 그러니까 없느니만 못한 덜 떨어진 예지력 같은 게 있다. 이런 날은 하던 거 다 접고 숨어버리면 간혹 그 불운이 피해 가기는 하는데 대부분 별도리 없이 당한다. 오늘도 그런 날. 순간적으로 체크 - 가방 두 개, 카메라, 여권, 비상금 봉투. 그리고 이 버스 정류장 사거리를 가능한 한 빨리 벗어나야겠다 싶어 구글 맵에서 시내 한 곳을 찍고 트레킹.

 길을 잃었다가 찾았다가 하면서 1km 정도 갔을 때쯤. 가방 속에 지갑이 없다는 걸 알았다. 마치 시간이 되어서 자연스럽게 퇴근한 직원처럼, 지갑은 늘 있던 제 자리에 없었다. 아하, 이거였구나!

 마지막으로 지갑을 사용한 게 언제였지? 버스값 계산할 때? 카메라를 꺼낼 때? 정류장 사거리? 트레킹 하면서 나서 카메라를 꺼냈었나? 버스 내려서 주머니에 넣을 때 반 만 걸쳐있었던가? 암튼, 그 지갑은 이제 없다. 길을 되짚어가보긴 했지만 찾을 것 같진 않았다.  젠장, 오늘 하루는 몸 사리고 그냥 쉰다. 부바네스와르는 버려!!

'여행 > India_2012-3'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카트만두, 포카라, 룸비니  (0) 2014.03.12
도시 전체가 칸첸중가 전망대, 다즐링.  (0) 2014.03.11
차분한 편안함, 꼴까따  (0) 2014.03.10
바쁜 도시, 방갈로르.  (0) 2014.02.26
함피, 파괴된 고즈넉함  (0) 2014.02.05
고아로 점프 !!  (0) 2014.02.02
자이살메르, 사막과 성  (0) 2014.02.02

댓글